(서울=연합뉴스)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에 대한 국방부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환경부가 4일 '조건부 동의' 결론을 내렸다. 환경부 대구지방환경청은 이날 전자파나 소음 등에 대한 지역주민의 우려를 고려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측정 결과를 공개하는 등의 조건을 달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국방부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이미 배치된 일부 장비의 임시 운용을 위한 미군 측의 보완공사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주 기지에 배치된 사드 사격통제용 레이더와 발사대 2기는 그간 '야전배치' 상태로 운용됐다. 이와 함께 북한의 7월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임시배치를 지시한 나머지 사드 발사대 4기도 "한미 협의를 통해 조만간 임시배치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의 안보환경이 점점 더 엄중해지는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배치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대구환경청은 사드 장비의 전자파 우려와 관련해 국방부의 실측자료, 괌과 일본 사드 기지의 문헌 자료 등을 전문가 등과 함께 검토한 결과, 인체와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주민의 수용성과 투명을 높이기 위해 주기적으로 전자파를 측정하고 지역주민이나, 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가에게 참관 기회를 제공할 것 등의 조건을 달았다. 발전기 가동에 따른 소음에 대해서도 영향은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했지만 전력시설을 설치해 해결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역주민이 일상생활을 해나가는 데 큰 문제는 없지만 지역주민이 더 안심할 수 있게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에 따른 전자파나 소음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실측자료를 통해 입증된 것이다. 하지만 사드 반대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당국의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임시배치를 막겠다고 한다. 이들은 사드 부지 초입의 성주 소성리에서 5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대동제를 열 예정인데,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일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마을회관 부근에 200여 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지만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 추가배치를 발표하면 인원을 2천여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사드 반대 주민과 시민단체가 막아서면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이어 추가 핵·미사일 도발을 준비 중이라는 정보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자위적 수단인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이런 갈등이 빚어져 안타깝다.
북한이 노동급 이상 미사일을 고각 발사하면 낙하 단계에서 가속도가 붙어 사드 이외에는 달리 방어 수단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근거 없는 전자파 괴담이나 군사적 효용성 논란을 앞세워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것은 최소한의 방패도 포기하라는 억지나 마찬가지다. 정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사드를 임시배치했지만,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군 측에 공여하는 전체 부지에 대해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이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임시배치를 지시한 것은 급박한 안보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정부가 반대 주민과 시민단체의 물리적 저지에 막혀 다시 머뭇거린다면 북한과 중국에 다시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사드 배치는 이제 군사적 효용성을 넘어서 우리의 안보 의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됐다. 주민들의 합리적인 의견은 최대한 존중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부가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 막무가내식 반대를 무한정 받아주기에는 우리가 처한 안보위기가 너무 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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