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30대 안팎 세대의 절반 가량이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일본 사회의 저출산 탈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메이지야스다(明治安田) 생활복지연구소가 '어라사(30세 전후를 뜻하는 'around 30'의 줄임말) 세대'인 만 25~34세 남녀 3천2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1.1%가 "결혼을 의식한 교제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남성의 62.7%, 여성의 39.4%가 이 같은 답변을 했다. 남성의 경우 3명 중 2명이 결혼을 의식하고 진지하게 교제를 한 적이 없는 셈이다.
결혼에 대해서는 "절대 결혼하고 싶지 않다, 결혼을 포기했다"고 답한 사람이 남성 중 30.9%, 여성 중 25.9%나 됐다.
"이상과 조건을 낮춰도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남성의 10.8%, 여성의 13.5% 뿐이었다.
결혼을 하는 경우 "맞벌이를 해도 상관 없다"는 여성은 87.9%였으며 남성의 77.2%는 "결혼 상대에게 맞벌이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1억 총활약 사회'를 기치로 다양한 저출산 대책을 펴고 있다. 여성 출산율은 작년 1.44명으로 전년에 비해 0.01% 오히려 떨어졌고, 올해 1월 1일 기준 전체 인구수도 전년보다 30만8천84명(0.24%)이나 감소했다.
1억 총활약 사회는 50년 후에도 인구 1억 명을 유지하고, 한 명 한 명의 일본인이 모두 가정·직장·지역에서 더욱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저출산 현상의 주범으로는 결혼 자체를 안하거나, 하더라도 늦게하는 만혼(晩婚)화 현상이 꼽힌다.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한국의 경우 올해 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1.03명까지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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