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추석 황금연휴 모처럼 쉬나 기대"…소상인 "매출 어쩌나"

입력 2017-09-05 11:15   수정 2017-09-05 13:41

중기 "추석 황금연휴 모처럼 쉬나 기대"…소상인 "매출 어쩌나"

대기업 납품기일 조절 배려 필요…제대로 못 쉬는 중기 여전히 있을 듯

재래시장 "여름 휴가때도 매출 줄었는데, 연휴 길어져 걱정"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김은경 기자 = 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중소기업 직원들도 최장 열흘짜리 '황금 추석연휴'를 모처럼 누릴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월 상당수 대기업 직원은 최장 11일간의 '징검다리 연휴'를 즐겼지만, 대기업 납품기일을 지켜야 하는 중소기업 직원들은 제대로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재래시장과 소상인 등 자영업자는 긴 연휴 기간 매출이 떨어지지 않을지 벌써 걱정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대기업·공공기관만 누리는 장기 연휴 이번에는 달라지나



중소기업 직원은 연휴나 휴일에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쉬더라도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47.3%는 대기업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다.

이런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주문한 부품 등의 납품기일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연휴에도 공장을 가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추석이 들어간 10월 연휴에는 모처럼 중소기업 직원도 오래 쉴 가능성이 커졌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5일 "기업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번에는 추석이 낀 연휴라 많은 업체가 쉴 듯하다"면서 "특히 석 달 전부터 10월 2일이 연휴가 될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어서 긴 연휴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이전 주말인 9월 30일(토요일)부터 10월 9일(월요일) 한글날까지 최장 10일을 쉴 수 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홍보실장은 "중소기업 직원은 대기업보다 적은 임금 뿐만 아니라 휴식 등에서도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면서 "이번 연휴에는 대기업도 협력 중소기업에 납기일 등을 배려해 중소기업 직원들이 쉴 수 있도록 상생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5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 제조업체 25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연휴 휴무 계획이 없는 중소기업은 '납품기일 준수'(33.3%)와 '일시가동 중단으로 인한 생산량·매출액의 큰 타격'(29.2%) 때문에 휴무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창원공단의 중소 밸브 공장에 다니는 김 모(32·여) 씨는 "오늘 임시공휴일이 지정됐지만 일 때문에 이번 연휴에도 남들처럼 10일씩 쉬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처럼 중소기업 직원들도 연휴에 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자영업자·재래시장 긴 연휴에 '울상'



추석 전후 10일간의 긴 연휴에 시민은 기뻐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과 시장 상인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 모 씨는 긴 연휴 동안 쉬지도 못하는데 매출마저 줄 것이 뻔히 보인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김 씨는 "쉬는 날이 많을수록 행락지 인근을 제외한 주유소 대부분의 매출이 떨어진다"며 "그렇다고 주유소를 쉴 수도 없으니 인건비 비용이 들어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이번처럼 긴 연휴에는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많아 행락지 인근도 매출을 많이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소비 감소 탓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임시공휴일 지정 소식에 한숨만 내쉬었다.

부천자유시장의 한 상인은 "휴무가 길면 재래시장과 전통시장의 매출은 거의 반 토막이 난다고 보면 된다"며 "정부가 결정한 것을 어떻게 할 수는 없겠지만, 현장 분위기를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명절이 대목이라고는 하지만 명절 때 장 보는 양은 정해져 있으니 연휴가 길면 길수록 매출은 마이너스"라고 토로했다.

모란민속장의 한 상인도 "여기는 오일장이라 자주 열리지도 않는데 쉬는 날이 길어져 장이 열리는 날과 겹치거나 하면 타격이 크다"며 "여름 휴가 때도 매출이 눈에 띄게 떨어졌는데 연휴가 길어져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숙박업을 하는 사람들은 긴 연휴 동안 국내 여행을 하는 사람도 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내비쳤다.

경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이광식 씨는 "연휴가 길면 아무래도 여행을 많이 할 테니 숙박업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좋은 기회"라며 "다만 이번에는 너무 길어 국내보다 해외로 많이 떠나는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아직 예약이 눈에 띄게 늘거나 하진 않았는데 명절 때는 보통 임박해서 예약이 잡히곤 한다"며 "평년보다는 낫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내수 진작을 위해 임시공휴일을 지정한다고 하는데 내수 진작을 어떻게 시킬지 계획이 없다 보니 골목상권이 텅텅 비었다"며 "임시공휴일 지정 의미가 퇴색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내수 활성화가 가능하게 하려면 골목상권에 사람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정부가 제시해줘야 할 것"이라며 "골목상권에서도 자체적으로 고객들을 확보할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ungjinpark@yna.co.kr

kamj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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