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보장'…태국인 부부, 페북서 자국인 속여 수십억 챙겨(종합)

입력 2017-09-0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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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보장'…태국인 부부, 페북서 자국인 속여 수십억 챙겨(종합)

피해자 대부분 태국인 불법체류자…강제출국 우려해 신고 못 해

(아산=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태국인 불법 체류자 부부가 페이스북에서 고금리 이자를 주겠다는 거짓말로 자국인 수십명을 속여 20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챘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5일 상습사기 혐의로 태국인 A(31)씨 부부를 구속했다.


이들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돈을 보내면 한 달에 45%가 넘는 이자를 주고 원금까지 보장해 주겠다"는 광고를 올려 돈을 받는 수법으로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국내에 거주하는 불법체류 태국인 등 55명에게 총 21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부부는 광고를 보고 입금한 사람들에게 첫 달에는 이자를 지급해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자 국내 거주 태국인들 사이에 고금리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났다.

피해자들은 A씨 부부를 직접 본 적이 없었지만, 페이스북에 올라온 광고만 보고 A씨의 계좌에 돈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페이스북에 '100만원 당 45만원의 이자를 주겠다. 오늘은 3천만원이 필요하다'는 공지글을 올리면, 이를 본 페이스북 친구들이 A씨 계좌로 경쟁적으로 돈을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들이 근무하는 업체의 한국인 사장들까지 일부 A씨 부부에게 속아 입금하기도 했다.

한 태국인은 이들 부부에게 총 3억5천만원을 보내기도 했으며, 이 수법으로 A 씨 부부는 3달 동안 21억을 끌어모았다.

이 돈으로 사치품을 사고 태국에 돈을 보내기도 했다.

A씨 부부는 불법 체류자들이 피해를 보고도 강제 출국을 우려해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못한다는 점을 노려 불법 체류자를 주로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역시 2013년 관광비자로 입국한 불법 체류자 신분인 상태다.

지난달 18일 "A씨 부부가 돈을 받아 이자와 원금을 주지 않는다"는 태국인의 피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지난달 24일 경북에서 이들을 검거했다.

한 피해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A씨 부부는 한 번이라도 입금하지 않으면 페이스북 친구를 끊었는데, 그렇게 친구를 걸러내고 나서도 친구가 2천600명이 넘었다"며 "피해 금액은 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라 피해 확산이 빨랐다"며 "현재도 이들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태국인들의 신고가 전국 경찰서에 잇따라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o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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