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황금연휴 열흘 확정…직장인 '웃고'·취준생 '울고'

입력 2017-09-05 11:19   수정 2017-09-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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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황금연휴 열흘 확정…직장인 '웃고'·취준생 '울고'

비행기 표 매진·숙박예약도 꽉 차…"그래도 쉬어서 좋다"

대학원생·공무원시험준비생 "황금연휴는 그림의 떡" 한숨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다음 달 2일(월요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자 시민들은 각자 처한 사정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표정을 지었다.

정부가 5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의결하면서 추석 명절을 앞둔 9월 30일(토요일)부터 한글날인 10월 9일(월요일)까지 최장 열흘간 쉴 수 있게 되자 직장인 사이에서는 환호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신인철(38) 씨는 "모처럼 긴 연휴를 보내게 돼 좋다"면서 "연휴가 긴 만큼 집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가족들과 서울 근교로 나들이를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강 모(28·여) 씨는 "하루하루가 귀한 '연차 빈민자'에게는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라며 환영했고, 직장인 전 모(29·여) 씨도 "회사에서 다음 달 2일을 임의로 휴무일로 지정해 연차를 쓸 뻔했는데 하루를 아낀 셈"이라며 기뻐했다.

외국행 비행기 표는 이미 다 매진됐고, 국내 주요 관광지의 게스트하우스 예약도 꽉 찬 지 오래라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달 전부터 가족여행을 알아봤다는 주부 정 모(53) 씨는 "제주와 일본 등 가까운 곳으로 떠나려고 했는데 이미 항공·숙박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면서 "남아있는 좌석은 가격이 너무 올라 고민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장 모(29·여) 씨는 "이렇게 긴 연휴가 또 언제 올까 싶어 돈을 배로 얹어 줘서라도 미국 뉴욕에 다녀오려고 했는데 도무지 표를 구할 수가 없어서 절망스럽다"고 했다.

치과의사 김 모(31) 씨는 "여수·강릉·제주 등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몽땅 뒤져봤지만, 도무지 예약할 수가 없었다"면서 "이러다가 그냥 일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휴 기간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믿는 현 모(58) 씨는 "어딜 가든 북적대고 고속도로도 꽉 막힐 것 같아 집에 있으면서 그간 못 본 영화도 보고, 책도 읽으려고 한다"고 했다.

열흘 동안 무엇을 하면서 쉬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는 직장인들과 달리 취업준비생과 대학원생들은 "황금연휴는 '그림의 떡'일 뿐"이라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었다.

올해 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박 모(33) 씨는 "열흘 가까이 되는 '황금연휴'가 아쉽긴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독서실에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보낼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2년째 대기업 입사를 준비 중인 서 모(27) 씨는 "최근 면접을 봤는데 합격을 하면 신나게 놀러 다니겠지만, 불합격한다면 취업 준비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원생 박 모(30) 씨는 "정부가 임시공휴일로 지정해도 교수님이 연구실에 나오라고 하면 모든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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