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 와중에…러', ICBM 동원한 대규모 기동훈련

입력 2017-09-05 11:49  

하필 이 와중에…러', ICBM 동원한 대규모 기동훈련

11개 연대 규모, 서부에서 극동까지 20여곳서 실시

'자파드 2017'훈련 겨냥, 가상 기습공격 등 다양한 훈련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된 가운데 러시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십기 이상을 동원한 대규모 기동훈련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타르타스 통신, 스푸트니크 뉴스 등 러시아언론은 러시아 전략미사일군이 지난달 말부터 모스크바 서북 티베르에서부터 동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전역 20여 곳에서 '토폴,' '토폴-M', '야르스' 등 11개 연대 규모의 ICBM을 동원해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훈련에서는 또 화학무기 피폭 등의 상황을 상정한 다양한 대응 훈련도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훈련에는 이동식 발사 차량에 탑재된 ICBM 외에도 2천여 명의 병력과 전략미사일군 산하 NBC 부대가 운영하는 400여 점의 특수장비도 동원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특히 이 훈련 기간에 NBC 시설에서 발생하는 17건의 사고 수습과 독성물질과 방사성 물질을 사용한 20건의 기습공격 상황을 가상한 대응 훈련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또 가상적군인 특수부대원들이 목표 지점에 사전 침투한 후 지뢰 매설과 기습작전 전개 등을 통해 ICBM 이동식발사대의 진격을 방해하고, 이에 전략미사일군이 대응하는 훈련도 실시된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은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오는 14일부터 일주일간 실시할 군사훈련 '자파드 2017 훈련'을 앞두고 진행되는 것으로 주목된다.

자파드 2017 훈련은 최근 몇 년간 러시아군이 진행한 훈련으로는 최대 규모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폴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3개국의 접경지대인 러시아 서부와 발트 해에 인접한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 동맹국 벨라루스 등에서 펼쳐진다.

모스크바는 이번 훈련 참가 병력은 1만3천여 명 이내라고 밝히고 있으나 서방은 참가 규모가 10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옛 소련 시절인 1985년 이동식 발사용으로 실전 배치된 토폴은 3단 고체연료 로켓 추진형으로 사거리가 1만㎞로 800㏏의 위력을 지닌 핵탄두를 한 발 장착한다. 이 탄두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보다 53배나 큰 파괴력을 보유한 셈이다.




반면 개량형으로 1997년 작전 배치된 토폴-M은 사거리 1만1천㎞로 늘어났으며, 'MZKT-79221' 이동식 발사차량을 통해서도 발사는 물론이고 지하격납고(사일로) 발사도 가능하다.

토폴-M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사드)를 뚫을 수 있으며, 지난해 9월과 11월의 발사 시험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부터 실전 배치되기 시작한 야르스(RS-24)는 1만1천 km를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으며, 최소 4개의 독립 목표 재돌입 핵탄두(MIRV)를 탑재한다. 각 탄두의 위력은 150∼250㏏(TNT 화약 폭발력 기준 15만∼25만t) 규모다.

야르스는 특히 적의 방공망을 교란할 수 있는 미끼 탄두(decoy), 대응장치 체계 등을 장착, 사드 등 미국의 미사일방어(MD)망을 뚫을 수 있는 효과적 무기로 평가받는다.




이와는 별도로 러시아는 15개의 메가톤급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국의 MD를 무력화할 수 있는 사거리 9천656㎞의 초대형 차세대 ICBM '사르맛'을 내년부터 배치할 계획이다.

사르맛에 장착된 핵탄두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2천 배나 커, 프랑스 국토 전체나 미국 텍사스주 정도의 지역을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

사르맛은 이와 함께 자체 기동하는 탄두 장착도 가능해 요격이 더욱 어렵다는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sh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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