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및 車·가전 업종 등은 비상인력 제외 '휴가 모드'
반도체·철강·화학 공장 등은 '하루 24시간 정상가동'
(서울=연합뉴스) 재계팀 = 올 추석 연휴기간이 열흘로 확정되면서 대부분 직장인은 여름휴가보다 더 긴 휴무를 즐길 수 있게 됐으나 산업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공무원은 물론 민간기업 직장인들은 공식적으로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무려 열흘을 쉴 수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드물지만 연차휴가를 붙여서 2주 이상 쉬는 직장인이 있는 반면 업종과 업무 특성상 연휴기간에도 출근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사무직·車·조선·가전 등 '여름휴가 보다 긴 추석'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의 사무직 노동자들은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 모두 일손을 놓고 열흘을 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여름휴가 기간이 대부분 5~7일이었던 만큼 여름휴가보다 긴 추석 연휴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부터 조직문화를 새롭게 하는 이른바 '컬처 혁신'을 시행하면서 휴가를 연간 단위로 미리 계획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은 사무직의 경우 당직근무 등 비상대기 인력을 제외하고는 전원 열흘 연휴를 준다는 계획이다.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현장 노동자들도 업종에 따라 열흘간의 꿀맛 휴무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TV나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와 같은 생활가전과 스마트폰 등을 생산하는 공장은 제품 수요나 일감에 따라 탄력적으로 쉴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부품이 아닌 완성품 제조 공장의 경우 수요를 맞출 수 있는 경우는 불필요하게 특근·야근을 할 필요가 없다"며 "보통 공휴일에는 공장을 멈추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도 아직 최종적으로 근무 방식이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상황에 따라 특근 인력을 배치하되, 원칙적으로는 열흘을 다 쉬게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와 함께 대표적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인 조선업계도 대부분 열흘간의 긴 휴무에 들어간다.
다만 각 조선소의 선박공정에 따라 작업이 진행되는 곳이 일부 있어서 소수의 필수 인력은 근무를 하게 된다.
◇ 생산 현장 노동자는 "열흘 연휴는 남 얘기"
철강업계는 이번 연휴에도 생산직의 경우 평소와 같은 패턴으로 돌아가며 근무한다. 24시간 늘 가동해야 하는 고로(용광로)의 특성상 휴일이라고 해서 며칠씩 연달아 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포스코 생산직은 4조 2교대로 근무하면서 현장을 지킨다. 현대제철 역시 교대근무 체제(4조 3교대)를 유지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생산일정에 따라 고로는 계속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현장에선 '황금연휴'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계는 하루도 쉬지 않고 공장을 계속 가동한다. 생산라인을 며칠 정지했다가 다시 조립을 시작할 수 있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석유화학 제품은 공정을 멈추면 파이프 안에서 굳어버리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생산 현장에서는 평소와 같이 교대근무를 하면서 24시간 동안 공장을 돌릴 계획이다.
전자 업종 가운데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의 직원들도 별도의 연휴 없이 교대근무에 맞춰 일터로 나가야 한다. 설비 특성상 가동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연휴에도 교대로 꼬박꼬박 근무해야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장은 용광로와 비슷해서 생산설비를 멈추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1년 365일 4조 3교대로 계속 근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huma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