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관광객, 한반도 정세 불안할 때마다 감소
관광공사 "올해 외국인 관광객, 작년보다 27% 이상 줄어들 수도"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여파로 일본인 관광객이 우리나라 방문을 기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질 때마다 방한 일본인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6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한반도 위기설이 나왔던 지난 4월 당시 16만5천748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7만5천283명보다 5.4% 줄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던 일본인 방한 관광객이 4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당시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인근 해역 재출동과 북한의 태양절인 4월 15일 추가 도발 가능성 우려 등으로 소셜미디어 등에서 '4월 한반도 위기설'이 제기된 바 있다.
방한 일본인은 5월에도 -10.8%, 6월 -6.9%, 7월 -8.4% 등 하락세를 보였다.
북한이 작년 9월 9일 핵실험 도발을 했을 때도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줄었다.
작년 9월 방한 일본인은 20만8천759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2.7% 증가했지만, 전월의 22만5천456명에 비해서는 7.4%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32.7%의 증가율은 2015년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여서 큰 의미가 없다고 관광공사는 설명했다.
2016년 1월 6일 4차 북한의 핵실험 당시에도 1월 방한 일본인은 13만6천884명으로 1년 전보다 2% 감소했다.
2013년 2월 12일 북한 제3차 핵실험을 하자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 같은 달보다 26.2% 하락했다.
앞서 2010년 10월 23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한반도 리스크 요인이 부각되자 같은 해 12월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2.8% 줄어들었다. 이듬해 1월(-6.2%), 2월(-3.9%). 3월(-12.3%), 4월(-7.9%), 5월(-2.9%) 등 감소세는 6개월간 지속됐다.
2006년 10월 제1차 북한 핵실험과 2009년 5월 25일 제2차 핵실험 도발이 있을 때에도 일본인 관광객은 한국 방문을 기피해 감소세를 보였다.
이강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인 관광객은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실험 등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했고 우리나라를 많이 찾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커 공백에다 일본인 관광객까지 이탈할 우려가 제기되면서 관광업계가 L자형 장기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자형 침체는 경기가 알파벳 'L'자처럼 급격하게 하락해 불황이 오래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들어 7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누적 일본인 관광객은 128만명으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방한 중국인은 한반도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작년 동기(1∼7월)보다 46.5% 감소한 253만명에 머물고 있지만,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는 여전히 가장 많다.
관광공사는 올해 연말까지 중국의 보복에다 북한 핵 위협 등 복합적인 위기가 이어질 경우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작년의 1천724만1천823명보다 최대 469만명(27.2%)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전년(1천323만1천651명)보다 30.3%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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