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감독 "위안부 피해 널리 알리기 위한 문화적 기록"

입력 2017-09-05 17:50   수정 2017-09-05 19:44

조정래 감독 "위안부 피해 널리 알리기 위한 문화적 기록"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시사회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귀향'을 선보였던 조정래 감독이 1년여 만에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전작 '귀향'에 다 담지 못한 영상들에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더해 만든 후속작이다.

조정래 감독은 5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지난 1년간 '귀향'의 해외 상영회를 다니면서 외국인들로부터 '이것이 정말 사실이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며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널리 알리고 할머니들이 겪었던 끔찍한 고초가 사실이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번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빌어 피해자들이 실존하고 있고 그 당시 소녀들이 겪었던 일이 사실이며 여전히 해결된 것을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문화적 기록으로서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받아내는 데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현재와 소녀 시절 아픈 과거를 교차시켰던 전작 중 과거 아픈 역사를 담은 부분을 주로 보여준다.

일본군으로부터 가혹 행위를 당하던 위안부 소녀가 탈출하다 총살당하는 장면, 아픈 과거를 겪었던 소녀들이 현재에 환생해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장면 등 작년 개봉 당시 편집된 영상들도 추가해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이 교차하면서 영화 속 이야기들이 허구가 아니라 할머니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구성된 것임을 보여준다.

전작 '귀향'은 작년 개봉 당시 국내에서만 35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위안부 소재 영화로서는 이례적인 흥행 실적을 올렸다. 조정래 감독은 국내 상영 이후 1년여간 전 세계 10개국, 61개 도시에서 1천300여 회의 상영회를 열면서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조정래 감독은 "영화가 도구가 되어 많은 분이 이 문제를 직시하고 알게 됐다는 것이 '귀향'을 선보인 이후 1년간 거둔 성과"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고 작년 개봉 당시 46명이었던 생존자는 35명으로 줄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영화는 성노예 시스템을 만든 일본 제국주의를 고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지만, 고발을 위한 수단으로 여성의 몸을 자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조정래 감독은 "연출 당시 가장 고통스러웠던 부분이 바로 그것이었다"며 "하지만 할머니들이 겪었던 실제 일들을 문화적으로 기록한다는 측면에서 최소한의 표현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신 할머니들이 고통스러워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옥선 할머니가 작년 '귀향'을 보시고 자신이 겪었던 일을 100분의 1도 표현하지 못했다면서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해주셨어요. 영화를 보고 힘든 관객이 있다면 감독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볼 때 여성의 몸을 보지 마시고 고통받았던 어린 영혼을 봐달라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그는 이번 영화를 만든 목적은 일본군 성노예 시스템과 이를 설계했던 사람들을 다시 한 번 고발해 그들이 할머니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쟁의 참상을 알려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도 이 영화를 만든 목적"이라며 "영화를 통해 전쟁을 막는 평화의 바이러스가 퍼져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hisun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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