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정가에서 평범하지 않은 언행으로 '괴짜'로 꼽히는 안토니오 라치 상원의원이 오는 20∼21일 북한 방문을 앞두고 북핵 위기 중재자를 자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의 라치 의원은 5일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평양에서 열리는 대형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곧 북한에 간다"며 "내가 북한과 미국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치 의원은 지난 4월에도 김일성의 105돌 생일 기념행사에 초청돼 북한을 방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리수용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 등을 만난 바 있다.
라치 의원은 당시 북한 방문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으나, 답장은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을 "대화를 할 수 있는"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그와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북한 방문을 통해 "세계를 경악시키는 이 실험을 중단하면, 그 대가로 제재가 완화되고, 그러면 세상은 더 평화로워지고, 북한 사람들은 조금 더 많이 먹고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해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 소속인 그는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 뛰고 있는 한광성, 최성혁 등의 북한 축구선수들을 이탈리아에 소개한 장본인으로, 북한을 평소에 자주 왕래하며 스스로를 '북한통'으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계에서 그의 영향력이 미미해 그의 북한 관련 발언에도 크게 무게감이 실리지 않는다는 게 현지 정·관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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