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아들·실업축구 출신…흙수저 김민재, 희망의 증거되다

입력 2017-09-06 06:27   수정 2017-09-06 07:01

횟집아들·실업축구 출신…흙수저 김민재, 희망의 증거되다

경주한수원에서 뛰던 김민재, 태극마크 달고 러시아행 앞장

A매치 데뷔전 이란전에 이어 우즈베크전도 주전 센터백으로 무실점





(타슈켄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축구대표팀 센터백 김민재(20·전북)는 1996년 11월 15일생이다.

그는 신태용호에 함께 합류한 팀 선배 이동국(38)보다 18살이 어리다.

1998년 이동국이 대표팀 공격수로 활약할 때 김민재는 만2살이었으니 그가 얼마나 어린 축에 속한지 가늠할 수 있다.

지난 7월 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김민재를 대표팀으로 발탁했을 때만 해도 그는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비단 나이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지난해 연세대를 중퇴한 뒤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뛴 '흙수저' 출신이었다.

김민재는 올해 국가대표 수비수들이 차고 넘치는 전북에 입단해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며 쑥쑥 성장했지만, A매치 경험이 없는 데다 관록이 부족해 대표팀에서 별다른 출전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민재 역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된 뒤 "믿기지 않으면서도 정말 기쁘다"라며 "부모님이 통영에서 횟집을 하시는데, 현수막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이 달린 지난 31일 이란전에서 당당히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A매치 데뷔전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탄탄한 수비력과 판단력으로 이란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한 번 뚫리면 자칫 실점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자리지만, 중압감을 이겨내고 중앙을 지켰다.

그는 후반 6분 상대 팀 에자톨라히와 몸싸움을 하다 퇴장을 끌어내기도 했다.

김민재는 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 패할 경우 본선 진출이 좌절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란전보다 압박감이 더 심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공격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우레같은 현지 팬들의 응원 소리가 쏟아져 정상적인 수비를 펼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김민재는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눈에 띄는 실수 없이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김민재는 경기 후 "형들의 도움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뛰겠다. 건방지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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