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970년대 도난"…70대 소장자 "대학이 버린 책 구매"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대가 인터넷 경매업체를 상대로 1970년대 분실된 대전회통(大典會通)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서울대 법학도서관이 소장하던 대전회통 6권 5책이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매물로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올해 초 K사를 상대로 대전회통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고 8일 밝혔다.
대전회통은 고종 2년(1865년)에 편찬된 조선시대 마지막 통일법전으로, 서울대 법과대학의 전신인 '법관양성소'에서 교재로 사용한 책이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10월 20일 한 졸업생이 인터넷 예술품 경매사이트인 K사 홈페이지에 대전회통 5권이 매물로 올라왔다는 사실을 대학에 알리면서 시작됐다.
매물로 나온 책에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도서관' 직인이 찍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서울대는 K사에 경매 중단을 요청하는 한편 관악경찰서에 도난 신고를 했다.
서울대 측은 경매사이트에 올라온 대전회통이 1970년대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한다. 규정상 자료를 이관·폐기 등을 할 경우 원부에 기록하게 돼 있는데 원부상에 들어온 기록은 있지만 나간 기록은 없기 때문이다.
이에 K사는 대전회통을 경매 의뢰인과 상의해 직접 반환하도록 하거나, 직접 구매해 서울대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경매 의뢰인 이모(74)씨가 K사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반환은 무산됐다.
이씨는 "1975년 서울대가 종로구 동숭동에서 관악캠퍼스로 이전하면서 버리고 간 것을 구매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법학도서관은 대전회통과 함께 소장하던 고문서 100여 권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지만 수사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책들이 분실 혹은 도난됐다는 시점과 경위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며 "공소시효도 이미 지난 상태라 지난 1월 내사 종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대는 지난 1월 20일 K사를 상대로 대전회통 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민사84단독 이일염 부장판사에게 배당됐다.
아울러 서울대는 다른 대전회통 판본이 고서점에서 거래되는 것을 확인하고 별도의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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