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인사 청탁에 부당채용 혐의' KAI 본부장 영장심사 불응

입력 2017-09-06 10:35  

'유력인사 청탁에 부당채용 혐의' KAI 본부장 영장심사 불응

법원에 기일변경 요청…검찰, 강제구인 위해 소재 파악 나서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군 관계자, 지방자치단체 고위 간부, 언론인 등 유력인사들의 청탁을 받고 학점 조작 등을 통해 사원을 부당하게 뽑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이모 경영지원본부장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6일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 30분 열릴 예정이었던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대신 이 본부장 측은 법원에 기일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 본부장을 강제 구인해 영장심사에 출석시키고자 소재를 파악하는 중이다. 구인장이 발부된 상태여서 이날 중으로라도 신병을 확보하면 영장심사가 열릴 수 있다.

법원은 검찰이 이 본부장을 구인해오지 못하면 서면으로 영장 발부 여부를 심사하거나 다시 심사 일정을 정하게 된다.

KAI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는 4일 지원 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10여명을 부당하게 사원으로 뽑은 혐의(업무방해 및 뇌물공여)로 이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2015년 무렵부터 공채 지원자의 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서류 전형을 통과하지 못한 10여명을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부당 채용된 것으로 의심받는 직원에는 최모 전 공군참모총장의 공관병, KAI 본사가 있는 사천시 고위 공직자의 아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의 아들, 유력 정치인의 동생인 케이블 방송사 간부의 조카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청탁을 받았으며 인사 기준을 어기고 지원자들을 채용했다는 이 본부장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최고경영자인 하성용 전 대표가 방송사 관계자들로부터 직접 채용 청탁을 받아 이 본부장에게 지시한 정황을 포착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비자금 조성 혐의로 KAI 협력사 대표를 소환 조사하는 한편 수사의 본류 격인 원가 부풀리기 및 조직적 분식회계 의혹 규명과 관련해서도 회계장부 등을 바탕으로 분석 중이다.

bo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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