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지휘부 사퇴 선언 이어 김영순 미술관장 연임 포기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직원들의 기관장에 대한 집단 보이콧으로 부산지역 문화예술 기관장들이 잇따라 짐을 싸고 있다.
지난달 8일 부산국제영화제(BIFF)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위상 추락에 대한 책임을 묻는 사무국 직원의 요구에 사퇴를 선언한 데 이어 이번에는 김영순 부산시립미술관장이 학예연구사들의 '집단 진정'에 연임을 포기했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미술관 학예사들은 김 관장의 강압적인 업무 지시, 모욕감을 주는 폭언 등이 담긴 녹취록이 포함된 진정서를 최근 부산공무원노동조합에 제출했다.
부산공무원노조와 부산시의 조사에서 김 관장의 폭언 등 일부 진정서 내용은 사실로 확인됐다.
학예사들의 능력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과 인격을 무시하는 듯한 폭언이 직원들에게 수시로 가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 관장은 자신의 발언 등에 책임을 지고 오는 20일로 마감되는 임기(2년)를 끝으로 연임을 포기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는 마무리됐다.
부산 미술계에서는 김 관장의 퇴진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부산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욕설에 가까운 폭언을 하고 특히 능력을 무시하고 인격을 모독하는 듯한 발언을 해 직원들로부터 집단 반발을 샀다"며 "김 관장은 조직관리와 장악에 큰 취약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반면 미술계에서는 김 관장의 퇴진에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산 해운대에 있는 한 유명 갤러리 관장은 "김 관장은 전시회 기획, 유치 등 업무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직원들이 그의 전시 기획 의도를 따라가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부산 미술계 발전을 위해 그의 퇴진은 손실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부산시는 차기 관장 공모와 별개로 학예사들의 보이콧이 행여나 기강 해이에 따른 집단행동일 수 있다고 보고 미술관 인력 운용의 문제점도 살펴볼 예정이다.
김 관장의 퇴진에 앞서 지난달 7일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직원들이 위상이 추락한 영화제 정상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면서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불러왔다.
직원들이 성명서를 내게 된 배경에는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소통 부재가 한몫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강수연 집행위원장에게 기대를 걸고 열심히 일해 왔지만 기대와 달리 취임 이후 영화제 대내외 운영에 대한 소통의 단절과 독단적 행보는 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의 성명 발표 이후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10월 21일 영화제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영화제를 떠나겠다고 동반 사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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