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주공2단지 재건축조합 '석면해체 갈등' 증폭
(과천=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과천 주공2단지 재건축현장의 석면처리를 두고 재건축조합측과 인근 문원초 학부모들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재건축현장의 석면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하며 전날 자녀 923명의 등교를 막은 학부모들은 6일에도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문원초 학부모 비상대책위는 재학생 1천247명 가운데 933명(74.8%)이 등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대위 소속 학부모 3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1시간 30여분간 과천시청에서 신계용 시장을 만나 석면해체 작업과 관련한 시의 철저한 대책을 촉구했다.
이재홍 문원초 비대위원장은 "석면이 있는 아파트를 철거하는데 주민들이 석면이 어디, 얼마나 있는지 알아야 하지 않느냐"면서 "석면보고서를 보여 달라는데 안 보여주는 것은 무엇인가 감출 것이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애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서까지 석면보고서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는데, 조합 측이 언론에 유출하지 않겠다는 등의 조건을 붙여 각서를 쓰라고 했다"며 "철저히 석면 조사를 했으면 공개 안 할 이유가 없는데, 조합 측이 계속 스스로 의혹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시장과의 면담이 끝나면 오후 1시부터 시청 정문 맞은편 인도에서 집회도 열 예정이다.
학부모들의 이런 주장에 대해 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은 "수차례 석면 조사를 해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는데도 학부모들이 불안감을 조성하며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합측 관계자는 "3차례 걸쳐 석면 조사를 했고,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시청을 통해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석면 조사기관에서 샘플링 조사까지 마쳤다"면서 "4번이나 조사해서 결과를 공개했는데 학부모들이 무조건 못 믿겠다면서 또 조사를 요구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조사한 석면보고서를 학부모에게 보여줬으며, 세입자 개인 정보 유출 우려가 있어서 외부에 유출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면 보고서를 주겠다고까지 했다"면서 "매일 매일 나오는 석면은 모두 기준치 이내이고, 이런 자료를 조합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조합측은 "한 달 금융비용이 10억 원이나 될 정도로 조합원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 예정대로 이달 말까지 석면해체 작업을 완료한 뒤 건물 철거에 들어가 12월께 분양할 예정"이라며 "학부모들이 근거도 없이 계속 재건축 사업을 방해하면 법적인 조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석면해체 작업을 둘러싸고 재건축조합과 학부모의 갈등이 커지자 과천시는 5일 2단지 석면지도를 주민에 공개하고, 샘플링 재조사를 위해 주민 간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긴급 조치계획을 밝힌바 있다.
hedgeho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