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우디와 협력할 수 있다" 유연한 태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이란과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강하게 부인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알주바이르 장관은 이날 영국 런던을 방문해 취재진에게 "이란이 사우디와 관계를 회복하기 원한다면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려는 정책을 바꿔야만 한다"고 말했다.
중동의 패권 경쟁국인 양국은 지난해 1월부터 단교 상태다.
올해 들어 이란 국민의 메카 성지순례를 재개하는 문제를 놓고 양국이 협상했고, 상대국에 있는 자국 공관을 점검하기 위해 양국의 외교 대표단이 교환 방문하기로 하면서 접촉이 다시 시작됐다.
이를 두고 양국의 관계가 회복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해빙' 조짐에 대해 알주바이르 장관은 "양국의 접촉이 관계 정상화를 뜻하지 않는다"라면서 "이란의 태도에 어떤 진정성을 발견하지 못하는 만큼 관계 개선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헤즈볼라(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와 테러로 중동을 불안케 한다"며 "이란의 알카에다 지도자가 사우디를 공격하라고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석 달째 접어든 카타르 단교 사태와 관련, 알주바이르 장관은 "단교가 2년간 계속돼도 사우디는 손해가 없다"면서 "카타르 국민이 누가 통치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은 사우디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유연한 태도를 내비쳤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6일 "이란 정부는 이슬람권의 문제를 풀기위해 사우디를 포함한 모든 이슬람 국가와 기꺼이 협력하겠다"며 "사우디는 중요한 이슬람 국가로, 로힝야족 위기 등과 같은 문제를 다루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측근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국정조정위원회 전략연구센터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와 상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양국은 메카 성지순례 문제도 합의를 통해 잘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중동의 주도권을 놓고 양보하지 않는 적대 관계다.
사우디는 이란에 대해 적대감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편이지만 이란은 통상 완곡한 어법으로 사우디를 비판하곤 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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