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 책임 첫 언급…2013년 이후 최소 23차례 화학무기 사용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 시리아 조사위원회(COI)는 올해 4월 시리아 칸셰이쿤에서 일어난 화학무기 공격 주체가 시리아 공군이라며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파울로 핀헤이로 COI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누가 화학무기 공격을 했는지 모든 설명 가능한 부분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번 공격이 시리아 공군의 소행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위원회가 이날 펴낸 보고서는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화학무기 공격과 관련된 다양한 위성 사진, 비디오, 의료 기록, 피해자 인터뷰 등을 토대로 했다.
앞서 유엔 화학무기금지기구(OCPW)는 칸셰이쿤에서 쓰인 화학무기가 사린가스라고 밝힌 바 있다.
핀헤이로 위원장은 "4월 4일 오전 6시 45분께 칸셰이쿤에서 시리아 공군이 사린가스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는 합리적 근거들이 있다"면서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민간인 거주 지역을 공습한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당시 화학무기 공격으로 민간인 83명이 숨졌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사망자가 최소 87명이라고 집계했다.
국제사회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화학무기 공격은 용납될 수 없는 범죄라고 비판했고 미국은 시리아 공군기지를 공습했다.
COI의 이번 보고서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14번째 보고서다. 위원회가 화학무기 공격과 관련해 시리아 정부를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위원회는 2013년 이후 최소 23차례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시리아에서는 정부군이 승기를 잡고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반군과 막바지 전쟁을 치르고 있다. IS는 대부분 지역에서 수세에 몰려 있다.
시리아군은 5일 IS의 최후 거점인 데이르 에조르 유전 지대에 진입했다.
전세가 정부군에 유리해지면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아사드 정권에 화학무기 사용에 책임을 묻기도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시리아에서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며 "증거가 모이는 만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화학무기금지기구는 시리아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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