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비 명인 김해자 씨 작품전 "복식의 기준은 정성과 노력"
(경주=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오는 11월 열리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기간에 우리 전통 누비옷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린다.
경주시 탑동에서 누비 공방을 운영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07호 누비장 기능보유자인 김해자(64) 씨는 엑스포 기간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우리 전통의 다양한 누비옷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 씨는 7일 "베트남 기후에 맞는 여름용 평 누비를 중심으로 사계절에 맞춰 입을 수 있는 다양한 옷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전통 옷뿐 아니라 평소에 입을 수 있는 양장 작품들도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최근 한·미 정상회담과 G20 정상회의 때 입었던 분홍색과 하늘색의 누비옷을 제작한 명인이다. 당시 고급스러운 천연염색과 꼼꼼한 손바느질,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김 여사는 미국에서 입었던 분홍색 옷을 전 주한 미국대사 부인에게 그 자리에서 선물하기도 했다.
누비는 보통 두 겹의 옷감 사이에 솜을 넣고 바느질을 해서 꿰매는 겨울옷으로 알고 있지만 여름에도 솜을 넣지 않고 만들어 사계절 입을 수 있는 우리 전통 옷이다.
바느질 간격, 형태, 재봉법 등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며 바느질의 단순함과 규칙, 정성과 노력, 느린 시간을 모두 이겨내야만 완성되는 우리 복식문화의 정수다.
김 씨는 2000년대 경주에 정착해 수차례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통해 전시회를 했고 2013년 터키에서 열린 '이스탄불-경주엑스포'에서도 우리 전통 복식의 아름다움을 세계인들에게 알렸다.
김 씨는 "옷은 입는 사람의 인격을 대변하는 데 현대의 옷은 관능적이고 화려한 것에 치중해 있다"며 "전시회를 통해 복식의 기준은 정성과 노력, 인내라는 기준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우리와는 달리 외국인들은 누비옷을 보면 디자인과 색감에 한번 반하고 옷에 들어간 공과 성실성을 듣고 두 번 감동한다"며 "앞으로 평생 입어도 싫증 나지 않는 옷, 검소하고 단아하고 정숙한 옷을 만들어 전 세계에 우리 전통 복식의 아름다움을 널리 소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 11월 9일부터 12월 3일까지 엑스포 기간 호찌민 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한-베 미술교류전'에서 전시한다.
sh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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