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경제포럼'서…"유단자인 두 지도자 日서 대련하면 흥미로울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할트마긴 바트톨가 몽골 대통령에게 일본으로 와서 유도 대련을 벌일 것을 제안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 세션에 푸틴 대통령, 바트톨가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등과 함께 참석해 발표하며 갑자기 이색 제안을 내놓았다.
아베는 행사장에 앉아있던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일본 유도 영웅 '야마시타 야스히로'(60)를 향해 유도 유단자인 푸틴과 바트톨가 대통령을 일본으로 초청할 것을 권유했다.
아베는 "푸틴 대통령이 검은 띠를 갖고 있고 바트톨가 대통령도 검은 띠 보유자다. 일본 유도협회를 통해 두 대통령을 초청하면 당신(야스히로)과 두 대통령이 대련하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모두가 그런 대련을 흥미로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나는 다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 멋진 대련을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기만 하겠다"고 농담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유도를 회담 분위기를 띄우는 화제로 자주 이용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유도 애호가로 유명하다.
어린 시절 작은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유도를 배우기 시작해 18세 때 검은 띠를 땄으며, 고향인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도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환갑을 넘긴 나이(64세)인 지금도 유도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고 틈나는 대로 연습과 대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유도연맹은 2012년 푸틴 대통령에게 명예 8단을 수여했다.
푸틴은 지난 2000년 9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유도의 본산인 고도칸(講道館)을 예고 없이 찾아 선수들과 즉석에서 대련해 화제가 됐었다.
지난해 12월 일본 방문 때도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고도칸을 찾아 선수들의 시범경기를 지켜봤다. 하지만 2000년 방문 때와는 달리 직접 대련에 나서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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