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북한과 국제사회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도 반복되는 군사도발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8일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북한 노동당 관계자를 인용해 당 지도부가 체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불만분자를 색출하는 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군사력 강화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군사연구자들 중 대미전쟁에 대한 걱정에서 국외로 탈출을 도모하는 사례가 나왔다.
그는 가까운 친지나 가족들 사이에서 "탄도미사일이나 핵무기를 양산해도 그것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은 아니다", "외국과의 관계를 꼬이게 한다고 해도 먹을 것이 늘어날 리는 없다"는 등의 비판적인 말을 하는 주민들이 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이 7월 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직후 평양 이과대학의 교수 가족 5명이 자택을 매각한 뒤 모습을 감추기도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평양이과대학은 국방관련 연구인력을 배출하는 명문교다.
이 교수는 핵·미사일 개발에 직접 관련돼 있지는 않지만 주위에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어 국가보위성이 그와 가족들이 계획적으로 해외로 탈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과 계열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핵·미사일 개발 관련 양성 기관에 보내져 비밀유지를 위해 장기간 격리되는데, 이 때문에 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들이 오래 공부하지 않도록 하는 경우도 많다.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모두 군사 연구로 보내면 경제발전이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비판적 견해도 나온다.
마이니치는 중국과 북한을 왕래하는 한 관계자의 말을 통해 유엔 제재로 석탄과 수산물이 해외로 수출되지 못하면서 북한 내 가격이 떨어졌다며 당지도부에는 타격이 크지만 주민들 중에서는 가격하락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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