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휴스턴대 연구진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전자피부나 수술용 장갑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신축성 있는 반도체가 개발됐다.
김해진 연구원(제1저자), 쿤지앙 유(Cunjiang Yu·교신저자) 교수 등 미국 휴스턴대 연구진은 길이를 1.5배까지 늘려도 성질이 변하지 않는 반도체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연구진은 고분자실리콘화합물(PDMS) 안에 지름이 수십 나노미터(nm·1nm=10억분의 1m)인 유기 반도체 나노선을 넣어, 전기가 통하면서도 늘어나는 반도체를 제작했다.
이 반도체를 잡아당겨 길이를 1.5배로 늘리더라도 평균 전하이동도 등 전기적 성질은 거의 변함이 없었다.
연구진은 개발한 반도체를 트랜지스터로도 구현했다. 트랜지스터는 전기 신호를 증폭하거나 차단·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일종의 '스위치'다.
반도체를 온도 센서로 만들어 로봇손 손가락 부위에 붙이자, 이 로봇 손은 물컵을 잡을 때 온도를 감지해냈다.
최근 웨어러블 전자기기가 발달하며 여기 들어가는 반도체 소자를 가볍고 신축성 있게 설계하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소자는 늘어나면 전기적 성질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 이를 극복할 소재를 찾은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반도체는 수백nm 두께의 얇은 필름으로 만들어 로봇의 손가락 관절에 붙이는 것도 가능했다"며 "로봇에 붙이는 전자피부뿐 아니라 수술용 장갑 등 신축성 있는 장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작년에 연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미국 휴스턴대 기계공학과에 재직 중이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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