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기업내 당위원회 우위' 규정 찬성…뱅가드·노르웨이 중앙은행 등은 반대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블랙록 등 일부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중국공산당이 중국 국유기업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을 지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블랙록과 피델리티, 슈로더는 최근 세계 최대은행인 중국공상은행(ICBC)이 "공산당 위원회의 역할은 은행이 당과 국가의 정책과 지침을 이행하도록 보장하고 감독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사규에 포함하는 데 찬성했다.
ICBC와 중국석유화공그룹(中國石化·시노펙) 등 30여 개 중국 국유기업은 사규 개정을 통해 올해 당위원회가 이사회보다 상층 조직이라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국유기업이 그동안 불문율이던 사내 당위원회의 존재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중국 당국이 국유기업의 생산성과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이를 독려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 국유기업은 주주총회에서 규정 개정에 대한 높은 찬성률을 얻어 당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세계적 자산운용사 등 대규모 투자자들에게 지지를 촉구하고 있다.
블랙록의 아시아태평양 투자관리팀 대표는 규정 변경에 찬성한 것이 기업들과 관계를 맺으려는 노력의 하나라며 장기 주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고객이 최선의 이익을 얻는 일에 투표한다고 말했다.
피델리티의 커스티 맥타가트 아시아태평양 증시·기업금융 대표는 모든 수정 사항을 건별로 검토했다며 수정안이 잠재적으로 기업 의사결정 과정의 총체적 투명성을 개선할 수 있으며 정부의 국유기업 개혁 정책을 따르고 있어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기업 경영에 당위원회가 개입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뱅가드와 노르웨이 중앙은행(Norges Bank)이 관리하는 펀드들은 당의 개입을 허용한 규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중국건설은행의 비정부 홍콩 주주 중 44%와 ICBC의 투자자 중 29%도 반대했다.
규정 변경에 반대한 한 투자자는 "어둠 속에 잠복한 것을 수용하는 것이 언제나 어둠을 다루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라며 "가끔은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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