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홍준표 대표, 청와대 회동 제의 또 거부하나

입력 2017-09-0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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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홍준표 대표, 청와대 회동 제의 또 거부하나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주 여야 5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안보 관련 상황을 여야 대표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6∼7일 1박 2일 일정으로 이뤄진 러시아 방문 결과를 여야 대표들과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도발에 따른 안보 위기 대응 방안과 함께 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국정협의체' 구성 문제도 논의하겠다는 게 청와대 생각인 것 같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정당은 청와대 회동에 대해 긍정적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참여하는 긴급 안보 대화를 제의한 바 있으며,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권한대행도 회동 취지에 공감한다고 한다. 하지만 제1야당인 한국당은 청와대 회동을 거부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7일 당사를 찾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청와대 회동에 응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거절했다. 홍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제안은 들러리 회담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면서 "진정성이 없으므로 참석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들러리 회담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의 청와대 회동 거부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홍 대표는 지난 7월 19일 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청와대 회동에도 불참했다. 당시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뱁새가 아무리 재잘거려도 황새는 제 갈 길을 간다. 저들이 1·2·3 중대를 데리고 정치쇼를 벌여도 우린 갈 길을 간다"고 했다.



국정운영의 파트너인 제1야당 대표가 현직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대표 회동을 "들러리 회담에 참석하지 않겠다"며 거부한 것은 받아들이기 거북하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연속해 거부한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는 영역이다. 상대방과 뜻이 맞지 않는다고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정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물론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에 항의해 소속 의원들이 정기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는 상황에서 홍 대표가 선뜻 청와대 회동 제의에 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의석수 107석의 제1야당 대표가 40석의 국민의당은 물론 20석의 바른정당, 6석의 정의당 대표와 함께 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탐탁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당당하게 청와대 회동에 응해 할 말을 하고 따질 것은 따지는 게 제1야당의 대표답다. 더구나 지금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중차대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내 2당이자 제1야당의 대표가 청와대 회동을 잇달아 거부할 경우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차제에 한국당은 국회 보이콧 출구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오만, 독선, 좌파 포퓰리즘에 대한 저항을 장외투쟁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토요일인 9일 오후에는 서울 코엑스 옆 광장에서 '대국민 보고대회' 형식의 대규모 장외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야당의 대여 견제는 의회라는 제도적 틀에서 이뤄지는 게 마땅하다. 특히 이번 정기국회에는 안보문제 이외에 429조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소득세법, 공영방송 관계법 등 쟁점 사안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국회 보이콧이 장기화하면 한국당은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책임 있는 제1야당답게 장내로 돌아가 제역할을 하기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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