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관광지 빼고 총리실 밖에만 설치하자 비판 여론…건설 중단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 총리실이 총리·대통령 집무실 등으로 쓰이는 호프부르크궁 밖에 테러 대비 콘크리트 방호벽을 지으려다 비판 여론에 중단했다고 AFP통신과 현지 언론들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호프부르크궁은 빈의 주요 건축물이지만 다른 유서 깊은 건물과 관광객이 몰리는 인근 지역에는 테러 대비 시설이 없고 총리·대통령 집무실에만 테러 대비 시설이 설치되자 여론이 싸늘해졌다.
오스트리아 일간 크로네는 "왜 그들은 보호받고 우리는 보호받지 못하는가"라는 헤드라인 기사를 싣기도 했다.
애초 총리실은 길이 8m, 높이 80cm 폭 1m의 콘크리트 구조물 5개를 호프부르크궁 밖에 설치하기로 하고 지난달 공사를 시작했다.
최근 유럽에서 빈번하게 벌어졌던 트럭, 밴 돌진 테러에 대비하는 구조물이다.
150만 유로(20억원)의 예산이 책정된 이 공사를 두고 극우 정당인 자유당이 여당인 사회민주당과 크리스티안 케른 총리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지난달 스페인에서 16명의 사망자를 낸 차량 돌진 테러가 일어난 뒤에도 시내 주요 관광지점에 테러 대비 방호 시설을 설치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런 방호 시설이 단지 '속임수'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는 게 이유였다.
호프부르크궁과 닿아 있는 빈 옛 시가지의 주요 관광지에는 방호 시설이 필요 없다던 정부가 궁 바깥에 방호 시설을 짓자 여론이 일어섰다.
크로네지는 "현 단계에서 통행이 많은 곳에 방호 시설이 필요 없다면서 그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다음 달 총선을 치르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최근 테러 예방과 이민 규제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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