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전설이 되어라"…'떼창' 넘실댄 사직구장

입력 2017-09-09 09:52  

"이승엽, 전설이 되어라"…'떼창' 넘실댄 사직구장




(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경기가 끝난 뒤 이례적으로 상대 팀 선수의 응원가가 부산 사직구장에 크게 메아리쳤다.

2만1천258명의 관중은 기립해 "아아아∼이승엽, 전설이 되어라!"를 '떼창'했다. 이승엽(41)은 모자를 벗어 관중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7∼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15∼16차전은 이승엽의 대구 홈 고별전을 방불케 했다.

사직구장 은퇴 투어에 나선 삼성의 이승엽이 5-6으로 뒤진 9회 초 1사에서 타석에 들어서자 홈 관중들은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

불과 1점 차이였고, 이승엽의 큰 것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홈팬들은 개의치 않았다.

4위 롯데는 현재 치열한 순위 싸움을 치르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다.

2연패를 끊어내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서 맞은 중요한 경기였지만 이승엽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에게 걸리자 관중석에서는 아쉬움의 탄성이 나왔다.

롯데는 마무리 손승락이 1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 6-5로 승리하고 70승 고지를 밟았다.

홈팬들은 경기가 종료된 뒤 롯데 응원가 대신 이승엽의 응원가를 크게 합창했다.

롯데 포수 강민호와 포옹한 뒤 뒤돌아서던 이승엽은 기립해 박수를 보내주는 팬들에게 모자를 벗어 답례했다.

팬들은 그 전날 이승엽의 역전 투런 홈런이 나왔을 때도 그라운드를 도는 이승엽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이승엽은 "원정 경기 와서 홈런치고 박수받은 건 정말 오랜만이다. 두 번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향해 달리던) 2003년 광주에서 55호 홈런 쳤을 때 이후 처음"이라며 "원래 홈런치고 돌 때 안 웃는 편인데, 크게 박수를 쳐줘서 기분 좋은 마음에 웃었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이 가장 강했던 팀이 롯데였기에 이틀간 롯데 팬들이 보여준 태도는 더욱 의미가 컸다.

이승엽은 전 구단 중에서 롯데를 상대로 가장 잘 쳤다.

롯데를 상대로 개인 통산 251경기에 나서 타율 0.320에 73홈런 210타점으로 타율과 홈런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사직구장에서의 성적 역시 비교 불가다. 이승엽은 사직구장에서 타율 0.329에 26홈런 88타점을 수확했다.

사직구장에서 홈팬들에게 수없이 많은 절망을 안긴 이승엽이지만, 롯데 팬들은 이승엽의 마지막 발걸음을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배웅했다.

롯데 구단은 이날 이승엽에게 순금 잠자리채 모형(10돈)을 은퇴 선물로 안겼다.

2003년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향해 본격적인 도전에 나서며 전국적인 잠자리채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이승엽이 그 대기록을 완성한 구단이 바로 롯데였기에 더욱 센스가 돋보였다.

하지만 어쩌면 이승엽에게 가장 큰 선물은 팀을 초월해 사직 홈 관중들이 보여준 경의와 함성이었을 것이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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