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있는 '핫멜트 접착제', 생리대 내외부 모두 존재"
"화학물질 인체 유해성 확인이 중요…소재별 실험결과 공개 가능"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시험을 진행한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가 9일 "시험방법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김 교수는 "시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부 학자들도 생리대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구조를 이해한다면 시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시험은 최대한 여성이 생리대를 착용한 것과 같은 조건에서 이뤄졌다.
밀폐된 스테인리스 통에 생리대를 넣고 온도를 사람의 체온과 같은 36.5도로 맞췄다.
여기에 여성이 착용한 것처럼 생리대 방수포 접착면을 스테인리스판에 붙였다.
생리대는 커버, 날개, 흡수체, 방수막, 접착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생리대를 속옷에 붙여 착용해야 하는 탓에 접착제가 생리대 외부에만 붙어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김 교수는 "아니다"고 고개를 저었다.
부직포, 날개, 흡수체, 방수막을 고정해야 하는 탓에 생리대 안쪽에도 접착제가 사용된다는 것이다.
발암물질이 나온다면 접착제에서 가장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접착제 존재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접착제에는 일반적으로 '석유계 수지'와 'SBC 열가소성 고무수지'가 같은 양으로 들어가 있다.
이 접착제는 '핫멜트 접착제'로 불린다.
SBC 열가소성 고무수지는 '스타이렌'과 '부타디엔' 공중합체로 이 속에는 반응이 덜 된 '올리고머'라는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스타이렌을 '2B급 발암물질'로, 부타디엔을 '2A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어 올리고머가 휘발돼 발암물질이 피부에 닿을 수 있다.
김 교수는 "피부와 닿는 면을 보면 점선처럼 팬 홈이 있는데 이곳이 핫멜트 접착제가 사용된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외국 다른 제품과 비교하자 점선은 더 선명했다.
'샘 방지선'으로도 불리는 이 홈은 생리혈이 다량으로 나왔을 때 빨리 흡수되도록 하는 기능을 하고 있지만 김 교수는 생리대 각 층을 고정하는 기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생리대 외부에 붙은 접착제가 방수포로 인해 인체에 흡수될 일이 없다는 주장도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향수를 뒤에다 뿌려도 향기가 휘발되어 안쪽으로 확산하여 스며드는 것처럼 접착제도 구성 성분이 열에 약한 탓에 얼마든지 피부에 닿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생리대를 뜯어보기 전까지는 나도 몰랐다"며 "남의 시험을 잘 모르고 함부로 얘기하는 것은 교만한 자세이며 생리대를 한 번도 뜯어보지 않은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학자들의 시험 신뢰성 의문제기에 대해서는 "이번 실험과는 달리 생리대 각 층과 핫멜트 접착제 등 소재별로 나누어 실험한 것도 있다"며 "일부 학자들이 '자신들의 의견이 맞다'고 고수한다면 이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만구가 맞느냐 틀렸느냐'로 논쟁할 것이 아니라 검출된 화학물질의 인체 유해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부작용 논란이 인 생리대 '릴리안'을 생산하는 깨끗한나라는 지난 5일 일회용 생리대 유해물질 방출시험을 진행한 김 교수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소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특정제품만 공개하려는 의도는 절대 없었기에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면서 "무혐의로 나온다면 무고죄로 고소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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