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단체들 "미얀마군, 난민 귀환 막으려 지뢰 매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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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미얀마·방글라데시 접경에서 대인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터져 국경을 넘으려던 로힝야족 난민 3명이 사망했다고 AFP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국경수비대는 지난 9일 밤 미얀마 라카인 주와의 국경선에서 미얀마 쪽으로 10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강한 폭발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국경수비대 지휘관인 만주룰 하산 칸 중령은 "폭발에 휘말린 난민 일행은 모두 4명이었으며, 이 중 3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면서 "생존자도 얼굴과 몸 곳곳에 상처를 입은 채 국경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상자들의 성별과 나이 등 인적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주에도 어린이를 비롯한 로힝야족 난민 3명이 지뢰를 밟아 다리가 절단되는 등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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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정부와 국제구호단체들은 미얀마 당국이 최근 방글라데시와의 국경에 지뢰를 매설한 것을 잇따른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얀마 정부군과 로힝야족 반군 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의 유혈충돌을 피해 로힝야족 난민들이 방글라데시로 대피하자 이들의 귀환을 막으려고 국경에 지뢰를 심었다는 주장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 6일 자국 주재 미얀마 대사를 초치해 국경 지역에서의 지뢰매설 행위에 공식 항의했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목격자 증언 및 전문가 분석을 진행한 결과 미얀마군이 새롭게 지뢰를 매설한 구역이 라카인 주 국경지대에 유독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이 사는 라카인 주에서는 작년 10월부터 미얀마 군경이 로힝야족 민간인을 살해하고 방화와 성폭행을 일삼는 등 '인종청소'를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실제 당시 라카인 주에서는 약 9만 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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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A는 지난달 25일 본격적인 대(對) 미얀마 항전을 선포하며 경찰초소 30곳을 재차 급습했고, 미얀마군이 대대적 소탕작전으로 응수하면서 또다시 유혈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차 유혈사태가 시작된 지난달 25일 이후 현재까지 방글라데시로 대피한 로힝야족 난민의 수는 29만4천 명에 달한다.
작년 10월 1차 유혈사태 당시 발생한 난민까지 포함하면 미얀마내 로힝야족 전체 인구 110만 명의 3분의 1 이상이 고향을 등진 셈이다.
ARSA는 9일 성명을 통해 난민 구호가 급선무라며 한 달 동안의 임시 휴전을 선언했지만, 미얀마 정부와 군은 만 하루가 지나도록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미얀마 정부는 지난 9일 국영매체를 통해 로힝야족 거주지역인 라카인 주 마웅토 지역 중부와 북부, 남부 등 3개 지역에 구호 캠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정부가 라카인 주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힌 것은 2차 유혈사태가 벌어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을 자국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최근 미얀마 정부는 이번 사태로 인한 난민 발생 규모를 3만여 명으로 집계했으며, 이는 불법체류자로 간주하는 로힝야족 난민을 배제한 결과로 여겨진다.
이슬람계인 로힝야족은 불교도 중심의 미얀마에서 오랫동안 차별과 박해를 받아왔으며, 라카인 주에서는 2012년에도 대규모 유혈충돌이 발생해 200여 명이 사망하고 14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한 바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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