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매 순간이 소중"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FC서울이 보여준 최근 5경기 무패 행진의 일등공신으로는 매 경기 눈부신 선방을 이어가고 있는 골키퍼 양한빈(26)을 꼽을 수 있다.
지난 9일 제주와의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여러 차례 결정적 슈팅을 막아낸 양한빈은 0-0으로 끝난 이날 경기까지 세 경기 연속 양팀 선수 중 가장 돋보인 수훈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OM)로 뽑혔다.
양한빈은 그러나 "3주 만에 홈 팬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였는데 승리를 선물 드리지 못해 너무 아쉬움이 크다"며 MOM 선정의 기쁨보다는 무승부에 대한 아쉬움을 먼저 전했다.
그러면서 "늘 해오던 대로 준비하고 경기에 최대한 집중했을 뿐"이라며 "무엇보다 앞에서 뛰는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서 운 좋게 3경기 연속으로 MOM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동료들에 공을 돌렸다.
양한빈의 최근 활약은 오랜 기다림으로 빚어진 결과다.
연령대별 대표팀을 지낸 양한빈은 강원과 수원에서 각각 한 경기씩만 출전한 후 2014년 FC서울로 이적했으나 유현, 유상훈과의 경쟁에 밀려 벤치를 지키다 올해 3월에야 처음으로 서울의 골문을 지켰다.
양한빈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내게 있어 경기를 출전한다는 것은 너무나 소중하고 간절하다"며 "요즘 한 경기 한 경기 매 순간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투루 보내면 안 된다는 다짐 같은 것들이 경기장에서 플레이로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9일 제주전에서 양한빈은 마그노와 안현범 등의 위력적인 슈팅 공세를 막아내며 이번 시즌 다섯 번째 무실점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양한빈은 "3골을 먹어도 4골을 넣고 이기는 게 더 기쁘다"며 무실점 기록보다는 팀의 승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비록 이번 경기에서는 우리가 압도했음에도 운이 좋지 않아 승리하지 못했지만 이제 더 강한 FC서울만의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믿고 있다"며 "다음 경기에는 데얀 형이나 (박)주영이 형이 해트트릭을 하고 MOM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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