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승인 받았지만 자본유출 우려에 판매한도 안 줘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알리안츠와 블랙록 등 세계적 자산관리 업체들이 중국에서 역외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면허를 얻고도 자본유출을 우려한 중국 외환당국의 승인 지연으로 2년 반 동안 펀드를 팔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블랙록과 애버딘자산관리, 오크-지프, 알리안츠 등은 2015년 상반기 중국 상하이(上海) 정부로부터 현지 고객들에게 역외 투자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면허를 획득했다.
상하이 정부가 현지 자유무역구 입주 기업의 역외펀드 판매를 시범적으로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들 자산관리 업체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으로부터 사업에 필요한 판매 한도를 배당받지 못해 중국인에게 펀드를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015년 8월 위안화를 하루 사이 거의 2% 절하한 이후 추가적인 절하가 자본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SAFE가 외화 유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스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책 당국자들이 때때로 서로 모순되는 목표를 추구한다"며 이에 따라 일부 부처로부터 승인을 얻고도 다른 부처의 방해를 받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자산관리 업체들은 중국 당국이 최고지도부 개편이 이뤄질 내달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 이후 태도에 변화를 보이기를 바라고 있다.
일부는 최근 자본 유입이 늘어나고 외환보유액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당국이 연말까지 외환 통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치고 있다.
베이징(北京) 청쿵(長江)상학원의 리웨이(李偉) 교수는 FT에 "자유무역구가 설립됐을 당시 중앙은행은 자유무역구가 자본유출 경로가 되는 데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그 시절에는 중국에 자본이 너무 많았지만, 모든 것이 바뀌었고 정책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리 교수는 "이러한 정책이 언제 다시 바뀔지를 예단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컨설팅업체 베인 앤 코에 따르면 중국인 부유층의 투자 가능 자산은 49조 위안(약 8천498조6천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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