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부 리보르노에 피해 집중…로마도 저지대 침수로 교통통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전 세계가 자연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에도 갑작스러운 폭우가 닥쳐 북서부 해안 도시에서 큰 인명 피해가 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10일 오전 중부 지방에 호우가 집중돼 토스카나주 리보르노에서 6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티레니아 해에 접해 있는 항구도시 리보르노에는 이날 자정부터 단 수 시간 동안 400㎜가 넘는 비가 쏟아져 도시 전체가 무릎까지 물이 차오르며 거대한 강으로 변했다.

이런 가운데 시내 주택가의 한 아파트 지하층에 사는 일가족 4명이 집안에 들이닥친 물에 익사했다. 희생자는 4살 남자 아이와 그의 부모, 그의 할아버지다.
일가족 가운데 3살 여아는 같은 아파트 1층에 사는 할아버지가 가까스로 구조해 홀로 목숨을 건졌다. 손녀를 대피시킨 할아버지는 나머지 가족들을 구하러 집으로 들어갔다가 빠져 나오지 못했다.
나머지 2명은 고지대에서 발생한 산사태 등에 희생됐다. 또 다른 2명은 아직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리보르노 시 당국은 전했다.
인구 17만명이 거주하는 리보르노는 나폴레옹의 유배지였던 엘바 섬과 사르데냐 섬으로 가는 여객선을 타기 위해 여행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필리포 노가린 리보르노 시장은 "도시가 말 그대로 파괴됐다"며 중앙 정부가 이번 폭우의 위험 정도를 과소 평가한 탓에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보르노에 오렌지색 경보 대신에 최고 등급인 적색 경보가 발령됐다면 희생자들이 미리 대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도 로마에서도 이날 오전 내린 집중 호우로 저지대가 침수돼 도로 곳곳의 통행이 통제되고, 일부 지하철 역이 폐쇄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탈리아 농민단체 콜디레티는 "몇 달째 이어진 극심한 가뭄 속에 평소보다 바짝 말라 있던 대지가 빗물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지 못한 것이 피해가 커진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는 11일에도 중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예보돼 있어 재해 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