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과학대상 수상자에 전원 해외파 선정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미국 최고의 암 연구자인 중국계 생물물리학자 스이궁(施一公) 교수는 10년 전 조국의 부름을 받고 미국 프린스턴대학에 사직서를 내고 중국으로 영구 귀국했다.
현재 중국 칭화대 생명과학원 원장인 스이궁 교수는 지난 주말 2명의 다른 과학자들과 함께 '미래과학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1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1억3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미래과학대상은 '과학굴기'를 본격화하고 있는 중국이 중국계 과학자들의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상으로 상금 금액이 노벨상과 맞먹어 '중국판 노벨과학상'으로 불린다.
국적 불문이지만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에서 연구를 해야만 받을 수 있는 이 상은 중국 정부가 아니라 민간단체 '미래포럼'이 주는 상이다. 미래포럼은 지난 2015년 1월 중국의 과학자들과 기업인들이 설립한 단체다.
미래포럼 창립자는 스이궁 원장과 라오이(饒毅) 베이징대 생명과학원 원장 등 과학자들과 마화텅(馬化騰) 텅쉰(騰迅·텐센트) 회장,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 양위안칭(楊元慶) 레노버 회장 등의 기업인들이다.
미래과학대상 물리학 분야 수상자는 중국의 양자정보학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판젠웨이(潘建偉) 중국 과학기술대 교수이며 수학컴퓨터과학 분야 수상자는 쉬천양(許晨陽) 베이징대학 교수다.
올해 미래과학대상 수상자 3명은 모두 해외에서 공부하다가 중국으로 귀국한 해외파 출신이다. 판젠웨이 교수는 오스트리아 빈대학, 쉬천양 교수는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 체류 중인 중국계 과학자들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환경과 일자리를 제공해주겠다며 조국으로 귀국할 것을 촉구해왔다.
찬판충 홍콩 과학기술대 교수는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이번 수상자 3명을 보면 중국이 국내 과학 발전은 물론 세계적 수준에서 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들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훙 중국 과학기술대학 교수는 "그러나 출판물이나 학술회의 수준을 보여주는 연구기금 관리 면에서 아직도 중국과 선진국 간 격차가 크다"면서 "이것이 대다수 과학자들이 다른 나라 국제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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