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분리·독립 투표 강행 의지 강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마수드 바르자니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 수반은 바그다드 중앙정부는 물론 중동 지역 국가 대부분과 미국이 반대하는 분리·독립 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바르자니 수반은 11일(현지시간) 보도된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중앙정부가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는 '쿠르드 국가'의 국경을 긋겠다는 신호를 이미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찬반 투표에서 반대가 많아도 결과를 받아들이겠지만 투표 자체를 금지하는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며 투표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KRG는 이달 25일 자치권을 행사하는 이라크 북부 3개주와 키르쿠크 주, 니네베 주 일부의 쿠르드계 주민을 대상으로 분리·독립을 묻는 찬반 투표를 할 계획이다.
논란이 된 키르쿠크 주에 대해서도 "그곳의 현실을 무력으로 바꾸려는 어떤 세력과도 마지막 한 명까지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키르쿠크 주는 이라크의 대표적인 유전지대다. KRG의 군조직 페슈메르가는 이라크군을 대신해 2014년 이곳을 공격한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이 지역을 사수했다.
전날 아르빌을 방문한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분리·독립 투표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바르자니 수반은 이를 거절했다.
이라크를 중심으로 시리아, 터키, 이란 등에 분포한 쿠르드족은 3천만명 정도다. 역대로 독립적인 민족 국가를 수립한 적이 한 번도 없다.
1991년 걸프 전쟁 당시 미군이 이라크 북부 3개주를 비행금지 구역으로 정하면서 자치권을 행사하면서 국가 수립에 가장 근접했다.
바르자니 수반은 또 "이번 투표는 사상 처음으로 쿠르드인이 자유롭게 스스로 미래를 결정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며 "(투표가 가결되면) 국경과 수자원, 원유와 관련해 중앙정부와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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