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 국회의 11일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넘겨지자 본회의장 전체가 술렁였다.
정 의장이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라며 아직 그 결과를 발표하기도 전 의석 곳곳에서 작은 박수 소리가 들렸다. 야당 쪽에서 나온 것으로, 임명동의안 부결이 예고된 순간이다.
마침내 정 의장이 임명동의안 부결을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야당에서 일제히 터져 나온 "우와"라는 함성과 박수 소리로 본회의장 전체가 들썩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쥔 의원도 눈에 띄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표결 결과를 지켜보던 한국당 의원들은 삼삼오오 당 지도부가 위치한 본회의장 뒤편으로 모여들었고, 환한 웃음과 악수로 부결 결과를 자축하는 모습이었다.
반대로 '가결' 가능성을 점쳤던 더불어민주당에는 침묵이 깔렸다.
헌정사상 첫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그리고 문재인 정부 출범후 첫 인사 표결 부결로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한국당의 보이콧 철회로 정기국회가 정상화된 첫날, 여야의 희비는 이같이 엇갈렸다.
부결 여파에 따른 것인지 곧바로 이어진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도 시작에 앞서 삐걱거렸다.
민주당이 대정부질문에 앞서 질의서를 48시간 전에 정부에 보내야 하는 국회법 규정을 거론하며 "한국당이 국회법을 지키지 않았다"며 정회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정세균 의장은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를 의장석 앞으로 불러 모아 즉석 협의를 독려했지만 좀처럼 절충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정 의장은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항의 속에 "제가 (대정부질문 관련) 국회법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그런 일이 없도록 당부했으니 여당도 이를 양해해 달라"고 중재에 나섰다.
또다시 여야 원내대표 간 즉석 협의가 이어졌고, 한국당의 국회 절차 위반을 강력히 항의하는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의 의사진행 발언을 허용하는 것으로 합의하며 가까스로 파행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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