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지수' 가장 높은 나라는 체코와 이탈리아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가상의 현실이라면 당선 가능성이 큰 유럽 국가가 적지 않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이 12일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체코와 이탈리아를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지목하면서 주로 옛 공산권 국가가 다수지만 유럽 47개국 가운데 프랑스와 영국도 10위권에 오를 정도로 가능성이 큰 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세계 37개국에서 실시해 지난 6월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세계 시민 신뢰도는 평균 22%로 집계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임기 말 신뢰도 64%에 비하면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며, 전통적 동맹국인 유럽에선 평균 20%를 간신히 넘었다.
그러나 폴리티코는 이런 수치가 모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자세히 살펴보면 이른바 '트럼프주의'(Trumpism)가 유럽 지식인들의 생각보다 유럽 각국에 먹혀들어갈 소지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폴리티코가 정의한 트럼프주의는 개인 성격이 지지자들에게 강압적이고 카리스마적으로 군림하고, 변덕이 심하며, 다른 편에 오만하고 관용적이지 못한 것을 뜻한다. 정책적으론 자유무역과 이주 반대, 규제와 복지국가에 대한 회의, 지나친 자국 우선주의 등의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
폴리티코는 유럽 나라별로 트럼프주의가 얼마나 지지를 받을지 가늠하기 위해 '트럼프 당선가능지수'(Trumpability Index)를 만들어 봤다.
급격한 변화 추구, 독재 수준의 강력한 지도자 열망, 언론자유에 대한 문제적 태도, 규제완화에 대한 공격적 접근 등 13개 범주로 트럼프주의를 분류하고 각국 정치 상황과 유권자 특성 등을 평가해 당선 가능성을 10점 만점으로 매긴 것이다.
폴리티코는 이것이 아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것은 아니지만 전반 상황을 살펴보는데 일정 수준 참고가 된다며 인터액티브 지도를 곁들여 소개했다.[http://www.politico.eu/article/the-trumpability-index/]
트럼프 당선 가능 1위로 꼽힌 체코의 경우 10월 총선을 앞둔 유권자의 기성 정당에 대한 불만, 체코 제2의 부자 기업가 출신이자 트럼프와 자주 비교되는 안드레이 바비스가 부패 추문에도 지지율 선두인 상황 등이 고려됐다.
2위 이탈리아의 경우 이미 트럼프 이상으로 정치적, 개인적으로 논란이 많았던 언론재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부패와 추문에도 장수 총리를 지냈으며, 부유한 지역을 기반으로 한 극우정당 북부동맹은 트럼프와 정책적 유사성이 많다.
3위는 러시아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이도 좋고 성격과 정책적 특성도 유사한 점이 많다. 러시아 내 트럼프 인기도 높은 편이다.
4위는 터키가 꼽혔다. 2003년 총리에 이어 대통령 자리 오르고, 종신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을 감행한 레체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 사법부와 언론을 탄압하고 시위를 무력진압하며 주변국과도 심각하게 갈등하는 상황에 있다.
이어 헝가리, 아제르바이잔, 폴란드, 불가리아, 몰타 등이 꼽혔다. 주로 옛 공산권 국가들이 상위에 올랐지만 서유럽 나라 가운데 이탈리아 말고도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10위에 오르고 스페인 등도 상당히 가능성 큰 나라로 지목됐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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