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출근저지 대신 토론회 검증…수은은 노조 출근저지로 취임식 연기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이동걸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동명이인의 전임 회장과 마찬가지로 노동조합의 반발 없이 '입성'에 성공했다.
이와 달리 은성수 신인 수출입은행장은 노조의 저지로 취임식을 열지 못하고 되돌아가야 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노조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지난 8일 당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내정자를 만나 4시간에 걸쳐 검증 작업을 벌였다.
노조 측은 출근 저지 투쟁을 하지 않는 대신 토론회에 참석해 조합원들의 검증을 받을 것을 제안했고 이에 이동걸 신임 회장은 이날 오전 노조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토론회에서 산업은행의 경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기업 구조정의 원칙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 내부 인사제도와 복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등을 물었다.
토론회의 결론은 '합격'이었다. 노조는 "짧은 시간에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으나 조합원들은 내정자가 보여준 소통 의지와 진정성에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조직위기의 타파와 잃어버린 자존심 회복에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노조 집행부는 이날 오후에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신임 회장의 취임에 대한 동의를 드러냈다.
김대업 산업은행 노조 위원장은 "신임 회장의 답변 내용과 조합원의 평판 등을 감안해 취임식에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동걸 신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약속하며 노조의 취임 '승인'에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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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임직원, 노동조합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산업은행을 생동감 있는 조직, 구성원과 함께 성장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관례로 이른바 '낙하산 인사'에 반대해온 산업은행 노조는 전임 회장에 이어 이번 회장도 출근 저지 투쟁을 하는 대신 토론회로 갈음하며 신임 회장을 받아들였다.
이와 달리 수출입은행에서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노조의 저지 투쟁이 이어졌다.
은성수 신임 수출입은행장은 한국투자공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수은 본관에 도착했으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노조원들의 저지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수출입은행 노조는 전통적으로 낙하산 인사에 대해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인 탓에 신임 행장의 취임식이 하루 이틀 늦어지곤 했다.
전임이었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노조의 반발 없이 '무혈입성'한 유일한 은행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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