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대표 "로힝야족 유혈사태 교과서적 '인종청소'"(종합)

입력 2017-09-1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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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인권대표 "로힝야족 유혈사태 교과서적 '인종청소'"(종합)

미얀마, 반군 휴전 불구 국경탈출 난민 31만3천명으로 늘어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 정부군과 로힝야족 반군의 유혈충돌로 사상자와 난민이 급증하는 가운데,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UNOHCHR)가 로힝야족을 상대로 한 잔혹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11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자이드 대표는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UNHRC) 개막식에서 "우리는 미얀마군과 지역 민병대가 로힝야족 마을을 불태우는가 하면 달아나는 민간인에게 발포하는 등 초법적 처형을 끊임없이 자행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얀마 당국이 국경을 넘어 도피한 로힝야족의 재입국을 막기 위해 방글라데시 국경에 지뢰를 매설하고, 시민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어야만 재입국을 허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보고도 받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자이드 대표는 "현재 상황을 보면 마치 인종청소의 교과서적인 사례 같다"며 "(미얀마) 정부는 잔혹한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그동안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로힝야족에 대한 가혹한 차별을 종식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로힝야족 반군의 휴전선언에도 불구하고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탈출하는 난민은 꾸준히 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미얀마 정부군과 로힝야족 반군간 충돌이 시작된 지난달 25일 이후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들어온 난민이 31만3천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UNHCR이 전날 발표한 난민 수(29만4천명)보다 약 2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

UNHCR은 "새로 유입되는 난민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그동안 포괄적인 추적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탓에 파악되지 않았던 난민들도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핍박받는 동족을 지키겠다면서 대(對) 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지난달 25일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의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했다.

미얀마 정부는 이 단체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병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였다.

미얀마 정부는 이 과정에서 4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지만, 유엔은 사망자가 1천 명을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과 불교도들이 자신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고 민가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는 이런 주장이 조작된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ARSA는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다음 달 9일까지 일시적으로 휴전에 들어간다고 밝혔지만, 미얀마 정부는 반군의 휴전 선언을 사실상 거부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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