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독일과 터키 사이의 갈등이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으로 불똥이 튄 가운데, 그리스가 터키의 EU 가입 협상 중단은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10일 "터키의 EU 가입 협상 중단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만 이롭게 하는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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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라스 총리는 "터키는 이 지역의 중요한 강국으로, 다른 국가와의 관계가 유지돼야 한다"며 터키의 EU 가입 협상이 섣불리 중단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터키 역시 국제법을 준수하고, 도발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EU에서 입김이 가장 센 독일은 작년 7월 실패로 끝난 터키의 쿠데타 시도 이후 터키와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독일은 에르도안 정권이 쿠데타 연루 혐의를 내세우며 사회 주요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탄압하자 이를 강도높게 비난해왔고, 최근 터키 당국에 의해 독일 시민들이 잇따라 체포되자 양국 관계는 더 얼어붙었다.
이런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주에는 EU가 터키와의 가입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터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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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회 역시 최근 터키 정부가 잇따라 독일인을 체포한 것과 관련, 터키 당국의 행위는 터키의 EU 가입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과거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 투르크의 식민 지배를 받아 터키와 국민 감정이 좋지 않은 그리스는 현대에 들어서는 에게 해 영유권, 키프로스 통일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으나, 에르도안 대통령 집권 이후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터키와 난민 문제에 있어 긴밀히 협조하는 등 터키와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리스는 반면, 자국에 대한 추가 긴축을 엄격히 요구해온 독일과는 근래 들어 신경전을 벌여왔다.
그리스는 재정 위기로 2010년 이래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 국가 부도 위기를 넘겼고, 이 대가로 재정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인상하는 등 허리띠를 세게 졸라매며 국민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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