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리스의 최대 외국인 투자업체 중 하나로 꼽히는 캐나다의 광산업체가 개발 허가권과 면허 획득의 지체에 항의하며 그리스 투자 중단을 압박하고 나섰다.
밴쿠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캐나다 광산업체 '엘도라도 골드'는 11일 성명을 내고 "9월21일까지 그리스 정부로부터 북부 할키디키 광산과 북동부 트라키아 광산에 대한 합당한 개발 허가권과 면허권을 받지 못하면 그리스에 대한 더 이상의 투자는 없을 것"이라고 최후 통첩을 했다.
이 회사는 "그리스 정부에 거듭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허가권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는 엘도라도의 사업 일정과 비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이 자산들에 개발과 운영을 효과적으로 진행시키는 회사의 역량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번스 CEO는 이날 아테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와 협력해 중요한 사업 계획을 진행시켜야 할 시점에 이런 교착 상태에 빠져 극히 유감"이라며 그리스 정부의 비협조와 늑장 행정을 비난했다.
그는 "계획대로 사업이 진전될 경우 그리스에서 우리가 고용 중인 현재의 약 2천400명의 인력에 더해 추가로 1천2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2012년 20억 달러를 들여 그리스 북동부 카산드라 광산을 매입했고, 이후 그리스에 1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번스 CEO는 자신들이 그리스에서 소유하고 있는 광산들에 대한 전면적인 개발이 허용되면 투자 액수가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오르고스 스타타키스 그리스 환경부 장관은 엘도라도 골드에 개발 허가권이 아직 주어지지 않은 까닭은 이 회사가 채굴 방법을 포함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완료하지 않는 등 허가권 획득에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이 회사에 전면적인 개발권이 주어질 경우 원시림과 천혜의 해변을 간직한 할키디키 반도의 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이런 우려 탓에 2013년에는 엘도라도 골드가 운영하는 광산 중 한 곳에서 화염병이 난무하는 항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스타타키스 장관은 그리스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며, 중재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엘도라도 골드가 운영을 계속할 수 있도록 6개월의 임시 허가권을 이달 중순께 내줄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 회사가 실제로 투자를 중단할 경우 2010년 이래 8년째 이어지고 있는 구제금융 체재 탈출을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그리스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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