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저렇게 영리한데 누가 새들은 멍청하다고 했을까요"
이른 벼 베기를 마친 12일 광주 남구 승촌보 들녘.
요란한 소리를 내며 논바닥을 이리저리 가로지르는 대형 건초곤포기(乾草梱包機) 뒤를 수십 마리의 백로떼가 열심히 따라다닌다.
이 작업은 벼를 벤 뒤 탈곡까지 마친 볏짚을 초대형 공 모양으로 돌돌 말아 소먹이용으로 만드는 것이다.
백로는 곤포기가 볏짚을 마구 헤집는 과정에서 튀어나오는 개구리며 메뚜기를 잡아먹기 위해 먼 곳에서 찾아왔다.
요란한 기계 소리에도, 풀풀 나는 먼지 속에서도 백로떼는 먹이활동에 여념이 없다.
작업중이던 김모(56. 광주 남구 승촌동) 씨는 "평소에는 영산강 주변에 있다가도 기계 소리만 나면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참 신기할 정도"라며 "더 잡아먹도록 작업 속도를 늦춰줄 때도 있다"며 웃었다. (글·사진= 송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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