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엔대사 "北, 돌아올 수 없는 선 안 넘었다"…협상 여지 남겨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유엔 안보리가 11일(현지시간) 신규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다음 단계 조치는 대북 외교적 압박과 독자 제재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관계 차단 및 격하를 각국에 촉구함으로써 북한을 추가로 고립시키는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멕시코, 페루와 중동의 모 국가가 북한 대사를 추방했거나 관련 절차를 진행중이고, 필리핀은 북한과의 교역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이들 국가와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로 미뤄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조치라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미일의 독자적인 대북제재 추가 조치도 가능성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정부가 곧바로 대북 독자제재를 내놓을 계획은 현재로선 없고, 미국도 즉시 독자제재를 낼 것이라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안보리 결의 협상에서 대북 원유 차단 등 '끝장 제재'를 관철하지 못한 미국은 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들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단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안보리 결의에 대한 보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앞서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6일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할 행정명령이 준비돼 있다"면서 "이 명령은 북한과 거래하는 어느 누구와도 (미국이) 무역을 중단하고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줄 것"이라고 밝힌 뒤 "대통령은 유엔에 행동할 시간을 주고 나서 적절한 시점에 행정명령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어쨌든 중국과의 합의를 통해 안보리 결의를 도출한 만큼 미국이 곧바로 중국을 겨냥한 독자적 제재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세컨더리보이콧'(특정국가와 거래한 제3국 기업에 대한 일괄 제재)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단계적으로 독자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북한과의 대화 모색도 다시 물밑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11일(현지시간) "북한은 아직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지는 않았다"며 "미국은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여지를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미국과 북한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사망한 오토 웜비어 씨 석방 문제를 논의하면서 조셉 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외무성 당국자 간의 물밑 대화 채널을 열었고, 오랜 북미 협의 채널인 뉴욕 채널도 올들어 가동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 위에서 북한의 도발과 미국의 제재·압박 강화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수면 아래에서는 북핵 관련 협상 조건을 모색하기 위한 비공식 대화가 북미 간에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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