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을 지우자' 사우디, 유럽·아시아에 홍보처 신설

입력 2017-09-12 11:21  

'오명을 지우자' 사우디, 유럽·아시아에 홍보처 신설

예멘 재앙·걸프 왕따외교·여성인권 유린·극단주의 지원설 대응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해 유럽과 아시아에 홍보처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사우디 정보부는 이달 중 영국 런던과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 미디어 허브를 개설할 계획이다.

아직 계획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내년부터는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인도 뭄바이 등 아시아 대도시로도 확장할 전망이다.

사우디 정보부는 이 같은 계획이 담긴 문서에서 "전 세계에 사우디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국제사회의 이해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목표를 설명했다.

사우디는 오랜 기간 서방 국가들로부터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지원하고 여성 등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라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최근 모하마드 빈살만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자가 간섭주의 외교 정책을 펴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은 더 커졌고, 사우디는 전보다 더 철저하게 감시를 받고 있다.

사우디는 예멘 내전에서 수니파 연합을 이끌며 후티 반군에 맞서 싸우고 있는데, 그 결과 민간인 수백만명이 굶주림에 직면하고 콜레라 감염 위험에 처했다.

이에 국제사회는 사우디가 예멘에서 일어나는 인도주의적 위기에 필요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력히 질타하고 있다.






또한 사우디는 카타르 단교 사태를 이끈 아랍 4개국 중 하나로, 걸프국에서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외교 위기를 촉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각 걸프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서방 국가들은 사우디가 '오버 액션'을 취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카타르는 사우디 등이 제기한 테러 지원 혐의에 적극 대처하고자 로비스트들을 고용해 수백만달러를 지출하고 있으며, 덕분에 이번 '말의 전쟁'의 승자는 카타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방문학자 앤드루 보언은 "카타르는 저급하게 나가려는 유혹을 떨치고 높은 도덕적 정당성을 차지하려 노력했다"며 "덕분에 지금까지는 카타르가 서방 국가의 마음을 사는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한 여론조사에서도 카타르 단교 사태와 예멘 군사 개입을 계기로 사우디의 국가 이미지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FT는 사우디의 홍보처 신설 계획이 빈살만 왕세자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경제개혁 정책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4월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한 경제·사회 개혁 계획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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