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박성진 임명' 커지는 고민…언급 삼가며 "지켜보자"

입력 2017-09-12 19:00   수정 2017-09-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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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박성진 임명' 커지는 고민…언급 삼가며 "지켜보자"

인사 철회시 '검증 책임론' 부상에 후속 인선 등 부담감 커

與 '박성진 부적격' 여론 비등한 가운데 자진사퇴 가능성 거론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청와대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애초 구상대로 청문회까지 가서 종교관과 역사관 등을 해명할 기회를 직접 줬지만,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박 후보자에 부정적이었던 여론에 크게 변화가 없는 탓이다.

그렇다고 청와대가 먼저 박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는 것은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너무 커 쉽사리 후속조치를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청와대는 일단 박 후보자의 임명 철회 여부와 관련한 언급을 삼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날 인사청문회를 두고 "성향 검증 등에 이슈가 집중되면서 후보자의 중소기업 분야의 정책을 검증할 기회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청문회는 끝났지만 중소기업 분야 정책역량이나 부처를 이끌 능력 등은 자신에게 주어진 법적인 시간을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심지어 여당까지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책적 역량을 우선적 기준으로 삼아 박 후보자를 평가해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청와대가 명분상으로나 상황 논리적으로 선뜻 박 후보자를 내치기 어렵다는 의미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박 후보자가 낙마하게 되면 국회 본회의 표결 문턱을 넘지 못한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제외하더라도 새 정부의 여섯 번째 고위직 낙마 사례가 된다.

이 경우 청와대 인사수석과 민정수석 등 인사검증 시스템 부실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박 후보자를 지명하기까지도 한 달 넘게 걸린 상황에서 또 다른 후보자를 찾아내는 것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본회의 통과를 위해 야권에서 낙마를 요구하는 박 후보자를 '버리는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 역시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현 여소야대 구도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이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고 실제로 본회의 투표장에 들어가서 찬성표를 던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서도 청와대와 여당은 어느 정도 표 단속이 됐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었는데 반대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자칫 박 후보자도, 김 후보자도 살리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앞선 낙마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차악'으로 박 후보자가 자진해서 사퇴하는 시나리오가 여권 내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일부 언론에서 '여당이 박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모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다수의 경로로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 후보자가 실제로 자진해서 사퇴한다면 청와대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어찌 됐든 박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들을 사전에 알아내고 이를 충분히 검증해내지 못한 책임론만큼은 피해갈 수 없어 보인다.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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