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납세는 자발적으로 해야…동성애 반대"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제23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엄기호 목사(70·경기 광주 성령교회)는 12일 "정부의 교회에 대한 세무사찰에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엄 목사는 이날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2018년 1월 시행 예정인 종교인 과세와 관련, "납세는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교회 교역자들은 1983년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자발적으로 근로소득세를 내고 있다"며 "한 달에 본봉 560만 원을 받는데 여기저기 헌금으로 320만 원이 나간다. 과세까지 하면 나머지만 갖고 살기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가난한 개척교회들은 종교인 과세 시행시 오히려 연간 최대 230만 원의 근로장려세제(EITC) 혜택을 볼 수 있어 제도를 반긴다는 지적에는 "그럼 (목회자도) 근로계약을 맺고, 교회에 노동조합이 생기는 것 아니냐"며 "종교의 근본 목적에서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또한 "교회에 고액 헌금을 하는 사람들도 세무조사를 받을까 봐 겁나서 헌금을 안 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종교가 사회를 밝게 만드는 많은 일이 위축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엄 목사는 이런 내용을 오는 14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면담에서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반대 입장도 명확히 했다.
엄 목사는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동성애 처벌을 규정한 옛 군형법 제92조의5 조항에 위헌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헌재소장 임명을 반대했다.
엄 목사는 "동성애 자체는 성경적으로 위배되고 사회적으로도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일각에서 소수, 평등을 말하는데 그럼 다수는 생각지 말자는 거냐"고 반문했다.
엄 목사는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과 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엄 목사는 지난달 24일 치러진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의 결선투표에서 56.7%(144표)를 얻어 당선됐다.
지난 4월 18일 법원이 이영훈 전 제22대 대표회장의 직무를 정지한 뒤 치러진 보궐선거 성격이어서 임기는 내년까지 4개월 정도다.
cla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