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후속 로드맵 11월 발표…사용후핵연료 처리 재공론화(종합)

입력 2017-09-12 17:34   수정 2017-09-12 17:42

탈원전 후속 로드맵 11월 발표…사용후핵연료 처리 재공론화(종합)

백운규, 9·12 경주지진 1년 원전 안전점검…공정성 논란도

(경주=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탈(脫) 원전·석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 정책 로드맵을 오는 11월께 발표하기로 했다.

주민 반대 등의 문제로 지연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도 다시 공론화해 풀어가기로 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12일 경주에서 "원전의 단계적 감축 등 에너지 전환에 따른 후속조치로 지역·산업 보완대책을 포함한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올해 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로드맵에는 원전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소득창출형 사업, 원전 운영 안전 감시기능 강화, 원전산업 중소·중견기업 지원방안, 중장기 한수원 사업구조 개편 등을 담을 방침이다.

전력수급과 에너지 세제, 에너지 신산업,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 등도 포함된다.

백 장관은 작년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 1년을 계기로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원전을 방문했다.

백 장관은 월성 원전에서 지역 주민 간담회를 하고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와 월성 1호기 폐쇄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정부는 월성 원전 내에 마련된 임시 저장시설이 2020년 상반기 포화할 것으로 예상해 부지 내에 건식저장시설 추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 반대 등에 부닥쳐 차질을 빚고 있다.

백 장관은 "향후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공론화를 통해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지역·정부와 소통을 통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사용후핵연료 문제도 해결 안 한 상태에서 또 신규 원전을 계속 짓고 노후화된 원전을 다시 수명 연장하는 것은 10만년의 숙제를 후손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백 장관은 지질자원연구원이 경주 지진 진앙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서 수행 중인 단층조사 현장을 방문했다.

정부는 지진 대비책을 강화하기 위해 2041년까지 전국에 450여개로 추정되는 활성단층(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단층)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중호 지질자원연구원장은 "지금은 거의 안정화돼서 경주 지진 진앙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단기간에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발생 빈도가 낮을 뿐 지진 안전국가가 아니다"라며 "역사적으로 규모 7.0 내외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단층조사 현장에 동행한 독일 원자로안전전문위원회 토머스 리커트(Thomas Riekert) 위원은 독일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모든 원전의 내진 설계를 조사했고 비상디젤발전기 설치와 연료 추가 비축 등의 조치로 비상시 운영능력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 원전 상황에 대해서는 주제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질문을 받지 않았다.

백 장관은 전문가들도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서 "우리가 모르는 여러 가지 환경에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안전하다, 안전하지 않다 감히 이야기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탈원전 반대 진영에선 산업부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에 경주를 찾아 원전 안전과 사용후핵연료 문제 등 원전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한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 장관은 "주무부처 장으로서 원전의 안전 운영은 최고의 중요한 문제"라며 "경주 지진 1주기 상태에서 안전점검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직무 유기"라고 답했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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