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부결' 책임론 놓고 이틀째 가시 돋친 설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12일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사태와 관련한 책임론을 놓고 이틀째 거친 공방을 이어갔다.
두 당은 전날 국민의당의 '무더기 반대표'와 민주당 '내부 이탈표'를 주장하면서 충돌한 데 이어 이날도 상호 비난전을 계속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당 성토 발언을 쏟아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임명동의안 부결 후) 환호에 함께한 국민의당을 보며 깊은 자괴감을 느끼는 것은 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보수야당과 결탁한 국민의당도 순간의 기쁨을 누릴지언정 역사의 심판대에서 영원한 패배자로 남을 것"이라며 "민심을 이겨서 행복한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원 개원식에 참석해 국민의당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추 대표는 개원식 축사에서 "염치없는 소행" 등의 야당 비판 발언을 쏟아낸 뒤 단상에서 내려오면서 국민의당 의원들과 인사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퇴장했다.
추 대표는 전날 밤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캐스팅보트가 야합의 다른 이름인가요?"라며 국민의당을 겨냥한 글을 남겼다.
민주당의 이 같은 국민의당 공개 비판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사실상 김 전 후보자 인준안 부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는 또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이 일찌감치 당론 반대 입장을 정한 상황에서 '순진하게' 국민의당의 찬성표만 믿고 있다가 허를 찔린 데 대한 '배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표 단속에 실패한 민주당이 남 탓을 한다고 반박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인사 실책' 비판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원내정책회의에서 "김 후보자 부결에 대한 책임론 분석이 어처구니없다"며 "(여권이) 이번 표결 결과에 대해 일방적인 비난을 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도 "이번 투표 결과는 인사 난맥과 독선에 대한 경고"라고 규정하면서 "국민의당 의원들은 존재감이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것이 아니다. 의원 개개인이 신중하게 고뇌에 찬 투표를 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 본회의 상정과 부결에 이르는 과정에서 두 당의 '물밑 접촉' 상황과 관련한 진실공방도 펼쳐졌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이수 인준안' 부결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 '잘못된 인사'를 바로 잡으라는 요구에 청와대와 여당이 응하지 않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어제 아침 김동철 원내대표께서 우리의 요구를 여권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의 요구를 청와대에) 전달해서 답변을 주겠다'라고 했지만, 어제 오후 2시 표결되는 그 순간까지 어떠한 답변을 들었다는 말씀을 원내지도부한테서 못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박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김동철 원내대표가 박성진 후보자와 식약처장,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을 정리해달라는 얘기를 했는데 내가 더는 (조건을) 걸지 말라면서 안된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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