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화단 파헤치고 31억원 들여 공사…경북도 "볼거리·휴식공간 제공"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도가 도청에 연못 공원을 2곳 조성했음에도 또다시 경관을 위해 인도와 화단을 파헤치고 물길을 내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경북도에 따르면 31억원을 들여 도청 안 원당지 수변공원과 다른 연못인 세심지를 실개천으로 연결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또 원당지에서 청사 앞 천년숲 쪽으로도 물길(실개천)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두 실개천 전체 길이는 1.1㎞로 내년 1월까지 공사를 끝낼 예정이다.
도는 당초 실개천과 주변 조각공원 조성에 6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공원은 예산 문제로 포기했다.
그러나 청사 앞과 옆쪽에 세심지와 원당지를 보기 좋게 꾸몄는데도 청사를 완공하고 2년이 지나 굳이 멀쩡한 인도와 화단을 파헤치고 수십억원을 들여 실개천을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도는 청사를 새로 지으면서 경주에 있는 신라 동궁과 월지를 본떠 2천100㎡ 규모 세심지를 만들었고 청사 준공 뒤인 지난해에도 원당 저수지를 수변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원당 저수지에 폭포와 데크, 정자, 징검다리 등을 설치하고 주변 숲을 가꾸는 데 26억원을 들였다.
도청을 찾은 한 관광객은 "도청 주변을 공원처럼 잘 만들었고 수변공원이 2곳이나 있어 물과 관련한 경관은 지금도 좋다"며 "실개천에까지 예산을 낭비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공무원 사이에도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좋으나 굳이 멀쩡한 시설을 뜯어내면서까지 돈을 들여 공사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도는 앞으로 신도시에 있는 농업용 저수지 호민지 주변도 생태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현재 실시설계 용역 중이고 95억원을 들여 산책로, 전망대, 인공습지, 휴식공간 등을 설치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신도시 주민과 관광객에게 쉼터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수변공원과 실개천을 만들고 있다"며 "실개천은 애초 계획했으나 예산 확보 문제로 공사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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