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이르면 13일 보완된 자구계획안 제출
유상증자·대우건설 지분 매각·中 법인 매각 등 7천억원 규모 추정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김동규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12일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채권단은 그러나 이 자구계획안이 미흡하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정리한 자구계획안을 이날 오후 4시께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전달하고 자구안에 대해 1시간 가량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구계획안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성실히 준비해 제출했다"고만 언급했다.
이날 자구안을 접수해 설명을 들은 채권단은 그러나 내용상 미흡한 점이 있다고 판단, 금호타이어에 보완을 요구했다.
금호타이어 측은 이르면 13일 보완한 자구안을 채권단에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5일 중국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금호타이어에 실효성 있는 자구계획안을 이날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자구안에 담길 내용은 유동성 문제 해결, 중국 사업장 정상화, 국내 신규투자 및 원가경쟁력 강화 방안 등 3가지 방향이 제시됐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자구계획안을 내지 않거나, 제출된 자구안이 미흡할 경우 박 회장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경영진에 대한 해임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압박도 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이날 제출한 자구안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는 박 회장이 과거 채권단에 제시한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바탕으로 7천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지난 7월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 시 박 회장이든 계열사든 2천억원의 자금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원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자구안에도 박 회장이 2천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 지분 20%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금호타이어 재매각에 나서겠다고 제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1천300억원 상당의 대우건설 지분 4.4%를 매각해 금호타이어 유동성 문제에 숨통을 틔우는 방안도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적자를 내는 중국 공장 매각 계획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 6일 기자들을 만나 "중국 사업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부채가 많은 중국 공장 매각을 위해 다른 자산과 패키지 형태로 묶어 매물로 내놓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인력 등 구조조정 계획도 담겼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호타이어 사측은 아직 새로 출범한 노조 집행부와 대면도 하지 않은 상태여서 구체적 숫자를 넣기보다 원론적 입장만 담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임금 반납 등 경영 정상화 의지를 보이는 상징적 조항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 계획을 성실히 준비한 만큼 채권단이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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