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서도'한지붕 9년'…초·중 통합학교 시대 열린다

입력 2017-09-13 07:49  

도시서도'한지붕 9년'…초·중 통합학교 시대 열린다

교육부 올해 개발지구 내 5개 초·중 통합 학교 신설 승인

"초·중학생 수에 따라 교실 등 학교시설 탄력 운용 가능"

(전국종합=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전국 농산어촌에는 초·중 통합운영 학교가 적지 않다.

학교급이 다른 2개 이상의 학교를 합치는 것을 의미하는 통합운영 학교는 주로 학생 수가 급감, 폐교를 걱정해야 하는 시골에서 지역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학교 유지 수단으로 도입됐다.

관리직 감소와 물적 자원 통합으로 학교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도 반영됐다. 초·중 통합학교는 인접해 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합쳐 9년제 형태로 운영됐다.

건물을 증축하거나 개축하는 방법으로 기존 학교 한 곳이 통합학교로 사용됐다. 교장이 초등 출신이면 교감은 중등 출신이 맡는 식으로 운영된다.

1998년 통합학교로 출발한 제천 한송초중학교 등 작년까지 6개였던 충북의 초중학교는 단양 가곡중학교와 별방중학교가 기숙형 단양소백산중으로 묶이면서 4개로 줄었다.

초중학교는 중등과 초등 교원 간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오랜 기간 얼굴을 마주하며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친구, 선후배 간 유대가 돈독해지고, 조용했던 시골학교가 다시 북적이는 것을 초·중 통합학교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아왔다.

일선 초중학교는 예체능 과목이나 방과후학교 운영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함께하는 연계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농산어촌의 전유물 같았던 초중학교가 도시에도 들어선다.

13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서울 가락초중, 강원 퇴계초중, 인천 경연초중, 경남 석산2초중, 충북 대소원2초중 등이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일부는 개교 때까지 해당 시·도의 적정규모화 추진(통폐합)이 조건으로 내걸렸다.

기존 시골 소규모 초·중학교의 통합 운영 방식이 아닌 초중학교 신설은 전에 없던 일이다. 이로써 도시형 초·중 통합학교의 시대가 막을 올리게 됐다.

서울에 초중학교가 들어서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 초중학교는 대단위 개발지구에 들어선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개발지구의 초중학교 신설은 해당 지구의 장래 학생 수요에 따라 교실 등 시설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진됐다.

초·중학생들이 각종 시설을 공유할 수 있고, 시간이 흘러 지구 내 초등학생이 줄고 중학생이 늘면 기존 초등학교 교실을 중학교 교실로 바꿔 사용할 수도 있다.

교육당국 관계자는 "개발지구 아파트단지에 초등학생들이 많이 유입되는데 이들이 장래 상급 학교로 진학하면 학생 수 감소로 지구 내 초등학교에 '빈 교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문제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착안한 것이 초중학교 신설"이라고 말했다.

개발지구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각각 짓기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수가 부족하거나 기존 개발지구 학교의 과대·과밀 문제 해소를 위해서도 초중학교 신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교육부에는 청주 대농지구 솔밭2초중학교 등 초중학교 설립 계획안이 몇 건 더 올라왔으나, 아파트 입주가 부분적으로만 진행됐거나 용지 매입가가 비싸다는 이유 등으로 승인받지 못했다.

저출산과 개발지구로의 인구 이동 현상으로 구도심 학교의 학생 수는 갈수록 줄고 있고, 곳곳에서 대규모 아파트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적으로 도시형 초·중 통합학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장래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유휴시설 발생 가능성에 대비, 초중학교 신설 단계에서 지역 주민들과 학교 시설을 공유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jc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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