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英·美 항공기 무역분쟁에 개입 요청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자국 내 일자리 4천500개가 사라질 위험이 있는 무역분쟁에 개입해달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영국 보수 일간지 더타임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5일 트럼프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런 요청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항공기제조사인 보잉은 캐나다 경쟁사인 봄바디어가 C-시리즈 항공기 생산과 관련해 1억1천300만 파운드(약 1천700억 원)의 정부 대출을 받는 등 영국 정부로부터 부당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봄바디어가 영국의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공장에서 C-시리즈 항공기의 날개들을 생산하는 것과 관련해 영국 정부가 공정경쟁에 어긋나는 부당 지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벨파스트 공장은 4천5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미 ITC가 오는 25일 이 사안에 대한 예비판결을 내릴 예정인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항공기 1대당 3천만 달러의 보복관세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에서 C-시리즈를 구매하지 않으면 결국 C-시리즈 생산은 중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봄바디어 벨파스트 공장과 이 공장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의 장래가 불투명해지는 것을 뜻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메이 총리가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처럼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잉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가 방산 계약을 취소하겠다면서 보잉에 제소 철회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조기총선에서 의회 과반을 상실한 집권 보수당의 손을 잡아줘 메이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 출범을 가능케 해준 북아일랜드 자유민주당(DUP)이 메이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개입을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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