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소 실책' 롯데, 1점차 승리 이끈 수비력

입력 2017-09-12 22:41  

'리그 최소 실책' 롯데, 1점차 승리 이끈 수비력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수비가 좋아지니까 투수들도 편하게 던지는 것 같습니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루수 앤디 번즈, 유격수 문규현, 3루수 신본기 등을 거론하며 한 말이다.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시즌 14차전은 조 감독의 말대로 롯데의 수비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확인할 기회였다.

롯데는 1회 초 전준우의 솔로포와 이대호의 적시타를 묶어 2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추가점이 나오지 않으며 살얼음판 승부는 경기 끝까지 이어졌다.

가장 큰 위기는 7회 말이었다.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는 선두타자 김재율에게 좌전 안타, 대타 정성훈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 들어선 이형종은 보내기 번트를 댈 것이라는 롯데의 계산을 역으로 이동해 번트 앤드 슬래시로 전환했다.

잘 맞은 타구였으나 방향이 2루수 앤디 번즈의 정면이었다.

번즈는 순발력을 발휘해 타구를 잘 잡아낸 뒤 2루 베이스를 향해 뛰어오는 문규현에게 빠르게 토스했다.

문규현의 발이 대주자 최재원의 귀루보다 빨랐다.

롯데는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아내면서 위기에서 탈출했고, 레일리는 손가락으로 롯데의 키스톤 콤비를 가리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롯데는 8회 말 2사 2루에서 올라온 마무리 손승락이 채은성에게 적시타를 내줘 1점을 내줬다.

손승락은 9회 말에는 선두타자 최재원에게 중전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하지만 유격수 문규현이 몸을 날려 잡아낸 뒤 정확한 송구로 선두타자의 출루를 막아냈다.

2-1의 팀 승리는 물론 손승락의 시즌 34세이브를 도운 결정적인 호수비였다.

롯데는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2011년 양승호 감독이 부임한 이래 최고의 중흥기를 맞았다.

두 감독이 사령탑을 맡을 당시 롯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당시 롯데는 '공격의 팀'으로 상대 마운드를 폭격하면서 가을야구 티켓을 따냈으나 단기전에서는 약할 수밖에 없는, 허점이 많은 야구였다.

불펜은 경기 막판마다 보는 이들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중요한 상황에 어처구니없는 수비 실수로 위기를 맞는 일도 잦았다.

지금의 롯데는 다르다. 롯데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10승 투수 3명을 배출했고, 손승락이라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까지 보유했다.

구멍투성이였던 수비력도 탄탄해졌다. 특히 2루수 번즈는 넓은 수비 범위를 과시하며 내야진에 안정감을 더했다.

올 시즌 롯데(79개)는 리그에서 가장 실책이 적은 팀으로 변모했다. 롯데가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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